뉴스 기획특집 오피니언 공주플러스 포토 커뮤니티
2023.12.10 일 21:22
> 뉴스 > 오피니언 > 기고
     
방화문 열려 있다면 없는 것과 같다
[기고]-류일희 공주소방서장 
[1440호] 2023년 11월 13일 (월) 11:14:44 공주신문 lshview@hanmail.net
   
류일희 공주소방서장

하늘은 높푸르고 곡식은 익어 풍요로운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은 어느덧 지나가고 겨울의 길목에 들어섰다. 한 해가 저물어 가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설레는 마음을 갖지만 소방서에는 긴장감이 고조된다.

다가오는 겨울철은 계절 특성상 난방용품과 온열기 등 화기 사용량이 급증하고 실내 활동 시간이 늘어나며 크리스마스 등 연말연시 여러 축제와 모임으로 화재의 위험이 만연해진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 공주시의 화재 발생 5년(2018~22년) 통계를 보면 매년 평균 47건(28.6%)의 화재가 겨울철에 발생해 그로 인한 사상자 수는 여름과 비교했을 때 무려 4배에 달한다.

화재 건수는 주택화재에서 가장 높았으며(29%) 화재의 절반 가량이 부주의(45.5%)로 발생하는 점으로 보아 화재 피해 저감을 위해서는 평소 안전의식 향상이 절실함을 알 수 있다.

화재 시 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상식 중 하나로 화재사의 원인이 소사(燒死, 몸이 불에 타 죽는 것)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소방청에 따르면 유독가스와 산소부족으로 인한 질식사가 70% 이상을 차지한다. 바로 화재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다름 아닌 '화재 연기'인 것이다.

화재 연기는 빠르고 유독(有毒)하다. 사람의 평균 보행속도는 1.3m/s이다. 건물 내 연기의 이동속도는 계단실 등의 수직방향으론 최대 5m/s로 화재현장에서 시야가 제한된 사람이 이동하는 속도보다 월등히 빠르다. 또한 화재로 발생한 연기는 일산화탄소(CO) 등의 유독가스가 생성되는데 건강한 사람도 자칫 단 한 번의 호흡으로 패닉에 빠지거나 실신, 심하게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 2015년 1월, 경기도 의정부의 한 아파트에서 1층 주차장에 있던 오토바이에서 발생한 불이 닫혀있지 않던 방화문을 통해 화염과 연기가 계단을 타고 급속히 확산하면서 아파트 주민 등 5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방화문은 그 단어 자체로 방화(防火, 화재를 막다)의 역할도 하지만 또 생명에 치명적인 유독가스의 확산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상시 닫혀있도록 관리돼야 한다.

방화문이 닫혀 있어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사례로는 2023년 9월 전라북도 정읍시의 한 요양병원에선 1층 식당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그 위층으로 340여명의 대부분 거동이 불편한 와상환자들이 상주해 다수의 인명사고 우려가 컸으나 제대로 관리된 방화문 덕분에 입원실까지의 연기 유입이 차단돼 소중한 인명을 지킬 수 있었다.

평소에 편하다는 이유로 열어 놓은 방화문, 위의 두 사례를 통해 평소 방화문을 잘 닫아두는 것, 그 단순한 차이가 나의 가족과 이웃을 화마(火魔)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가장 쉽고 중요한 습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화재는 시간과 장소를 약속하지 않는다. 그러니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화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항상 대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 시작은 거창할 것도, 대단할 것도 없다. 바로 사소한 나와의 약속이 가장 중요한 열쇠일 것이다. 방화문이 열려 있다면 방화문이 없는 것과 같다.

공주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공주신문(http://www.e-gongju.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전국 이·미용실 절도 20대 덜미
도의회 공공기관 유치 적극 지원
권성룡 교수 1순위 후보로 선출
정안면에 골프장 2곳 조성 추진
행안부 특별교부세 87억원 확보
재경공주향우회 송년회…애향심 교감
숙모전 동향대제 봉행…충혼 추모
"충남과학고 이전 어불성설"강력 반대
'사랑의 김장 나눔' 중요한 연말 행
김장철 지역 농산물 잔류농약 '대부분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구독신청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충남 공주시 장기로 204-2 공주세종패션타운 B동 2층 Tel: 041-853-8111
사업자번호: 307-81-15873 회사대표: 진충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하
Copyright 2009 공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gongju.com
공주신문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및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