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주시가 재해(災害)냐 인재(人災)냐를 놓고 논란에 휩싸였다.

수해의 정쟁화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은 물론 전직 공무원까지 논란을 부추기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정부와 지자체의 무한책임이 맞지만 지금은 책임론에 앞서 수습과 복구가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네 탓 공방할 때가 아니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지난 15일 폭우로 옥룡동 일대가 침수되면서 23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수문을 닫아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과 대청댐 방류량 증가에 따른 역류를 감안한 조치였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수문을 닫은 지 30여분 만에 옥룡동 일대가 물바다가 됐다. 이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주민들의 성화에 수문을 열자 삽시간에 물이 빠져나갔다. 진작 열었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결국 인재로 공주시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공주시는 대청댐 방류량과 금강 수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문을 개폐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옥룡동 금강빌라 일대는 저지대에 위치해 집중호우 시 빗물과 우수가 집중적으로 모이는 상습 침수구역으로 이번 집중호우는 금강교에 홍수경보가 발령된 1998년 이후 처음이며 금강교 계획홍수위 18.98m 중 최고 17.76m로 계획홍수위까지 약 1m 남짓 남은 긴박한 상황이었다.

수문을 폐쇄한 시각은 15일 오전 7시 30분쯤이다. 외수위가 내수위 보다 높아져 역류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배수문 일대 주차장에 물이 차오르자 역류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이후 오후 3시쯤 시간당 강수량이 줄고 금강 수위가 낮아짐에 따라 오후 3시 26분께 배수문을 서서히 개방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집중호우에 수문을 닫지 않았다면 내수뿐만 아닌 급속도로 상승하는 금강수위로 인한 외수의 역류현상까지 더해 더 큰 침수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호우처럼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집중적으로 쏟아져 내수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우수관로 개선, 배수펌프장 설치, 대피방송 시스템 구축 등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난 대비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네 탓 공방에 매달리는 것은 방재 활동에 방해만 될 뿐이라는 지적이다.

정상만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원장은 금강일보와 통화에서 "재난재해가 정쟁으로 흐르는 것이 문제다. 천재니 인재니를 놓고 접근하면 해결책이 나올 수 없다. 책임 추궁은 나중 문제로 수습과 복구가 우선이다. 그래서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인을 분석하면 쉽게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방과 대비에 우선해야 재난관리 선진국으로 갈 수 있다. 철저한 조사 및 원인분석 후 대책을 수립해야 재발 방지가 가능하다. 본류 수위가 높은 것을 감안해 펌프장뿐만 아니라 저류시설인 '대심도 빗물터널'조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폭우로 공주시 옥룡동 일대 침수와 관련해 수문을 닫아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과 대청댐 방류량 증가에 따른 역류 등을 감안한 조치였다는 설명이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