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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 고맙습니다
[기고]-박홍서(곰북재 주인)
[1308호] 2020년 01월 29일 (수) 09:47:53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2015년 7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면서 공주에 대한 관심이 훨씬 높아진 것 같다. 관광객들이 공주에 몰려온다. 그들은 공주에 와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담아갈까? 공주에 대하여 묻는다면 나는 뭐라고 답을 할까? 공주에 살면서도 설명해 줄 말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차라리 아는 것이 없다는 말이 맞을 것 같기도 하다.

다행히 공주대학교에서 2019 고도육성아카데미를 운영한다고 했다. 등록을 하고 3개월 동안 내 귀는 호사를 누렸다. 공주뿐만 아니라 부여는 물론이고 익산에다가 일본 왕경(아스카)까지 휘돌아 볼 수 있었으니 말이다. 두 차례에 걸친 눈요기(한성과 대가야)까지 곁들였으니 그 즐거움을 말하여 무엇하랴?

공주에는 금강도 있고, 곰나루도 있고, 공산성도 있다. 게다가 해방이후 최대 발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무령왕릉도 있다. 하지만 칠십 가까운 나이에 부여, 익산, 일본까지 눈을 돌리는 것은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큰 돋보기 하나 걸치고 공주를 들여다보면 뭔가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특한 생각을 했다. 때마침 정호완 교수의 '우리말 상상력'은 내 안에 잠든 '고마'에 불길을 당겼다. '고마'를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정호완 등 언어학자에 의하면 단군 할아버지가 살았을 때 '니마'와 '고마'란 말이 있었단다. '니마'는 해, 하늘, 불, 낮, 남자, 아버지의 상징(陽)으로 후대에 '님'으로 바뀌었고, '고마'는 달, 땅, 물, 밤, 여자, 어머니의 상징(陰)으로 '곰'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 선생님의 '님'은 '니마'에서 온 것이고, 곰나루의 '곰'은 '고마'가 줄어든 말이란 것이다. '고마'가 일상어로 고착된 것은 '고맙다'에서 찾을 수 있다. 고맙다는 어머니답다. 자애스럽다는 의미이다.

'고마'란 말은 동물 이름이고 부족이름이었지만, 그 의미의 외연을 넓혔다. 나라 이름, 민족 이름, 지역 이름을 나타내고, 일상어(고맙습니다)로 분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국 주서(周書)에는 백제 사람이 조공을 바치는 그림과 함께 백제의 도읍을 '固麻(고마)'라 표기했다. 국립공주박물관에 가면 복사본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백제 유민이 사는 곳을 '高麗(고려)'라 쓰고 일본말로 '고마'라 읽는다. 또 곰을 나타내는 한자 '熊(웅)'도 '구마'라 읽는다. 熊本(구마모토), 熊谷(구마가야) 등이 그 예이다. '고마'가 나라 이름, 동물 이름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마'가 '곰'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한자 사용이 일반화 된 통일 신라 시대에 이미 곰으로 불렸을 것 같다. '고마고을'이 이미 '곰골'로 바뀌고 한자로 '熊州(웅주)'라 표기했다. 이것은 고려 태조 23년에 '公州(공주)'로 표기한 것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공'은 바로 '곰'이기 때문이다. '熊川(웅천)'도 이미 '고마 가람'이 아닌 '곰강'으로 불렸음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용비어천가(1447)에 '公州江'으로 표기되어 있고, 세종실록지리지에 공주강을 지칭하는 말로 '錦江(금강)'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금강 전체를 아우르는 '錦江(금강)'은 조선 후기 '동국문헌비고(1770)', 연려실기술(1776), 대동여지도(1861) 등에서 볼 수 있다. 금강은 고마가람>곰가람>곰강>금강으로 진화했다. 금강은 고마다운 강, 고마운 강이다.

'고마'를 단순한 '곰'의 옛말로 치부하는 것은 불경(不敬)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중일(韓中日) 곳곳에 남겨진 흔적이 그것을 말해준다. '고마'는 중국과 일본에서 한반도 사람을 부르는 명칭이었고, 나라를 지칭하는 언어였다. 중국에서는 백제를 '고마(固麻)'라 불렀고, 일본은 고구려를 '고마(高麗)'라 불렀다. 일본 고마촌(高麗村)에는 일본인들이 만든 고마신사(高麗神社)도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단군은 바로 '고마'의 소생(所生)이고, 부여의 금와왕(金蛙)도 바로 '고마(금와)'이다. 고구려를 '고마'라 하는 것은 '고마민족'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백제 또한 '고마민족'임을 알 수 있다. '몽촌(夢村)'이 고마 고을이고, 공주가 바로 '고마'이며, 익산의 금마(金馬)도 바로 '고마'이기 때문이다.

'고마'는 우리의 섬김 대상이었다. 그래서 '고맙다', '고맙습니다'를 반복했다. 다시 말하면 '고맙고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당신은 고마답고 고마와 같습니다'라는 의미가 된다. 마음에서 울어나는 진심어린 표현이다.

공주에서 '고마'란 말은 너무 평가절하 되어 있다. 곰나루란 말은 아예 동물 '곰'으로 격하된 애달픈 느낌마저 준다. 최근에야 '고마나루'란 언어로 생기(生氣)도 회복하고, '고맛나루' 브랜드도 만들어지고, 고마아트센터가 생겨나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고마'의 형상은 동물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4년에 탄생한 도로명 주소조차 '고마대로'가 없다. 기껏 '고마나루길' 정도이다. 참 아쉽다. '공주'란 이름이 너무 연약해졌다는 생각이다. 이제 공주는 다시 태어나야 한다. 동물의 모습이 아닌 성(聖)스러운 형상으로 태어나야 한다.

그 이름은 반드시 '고마'이어야 한다. 그 도시는 고마의 메카, 고마의 수도, 고마 특별시로 자리 잡아야 한다. 고마의 성지가 되어야 한다. 고마특별시에는 '고마' 자부심의 상징으로 '고마타워'가 있어야 한다. 그 장소로는 연미산이 적당하다. '서울타워'를 능가하는 '고마타워' 벽면에는 커다랗게 '고맙습니다'라고 써놓았으면 좋겠다. 300리 밖에서도 육안(肉眼)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커다랗게 써놓았으면 좋겠다.

그 소망을 이루려면, 우리는 '감사합니다'라는 한자말보다 우리말 '고맙습니다'를 사용해야 한다. 우리는 날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야 한다. 그러다보면 우리는 어느덧 모두 '고마'가 되어 있을 것이다. 2020년에는 우리 모두 '고마'가 되기를 소망한다. 참 즐거운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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