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특강을 하고 있다.

공주출신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고향에서 특강을 했다.

공주시기독교연합회, 공주시강북발전협의회, 공주시상가번영회가 주최한 강좌는 9월1일 금성동 하나웨딩홀 주은비전센터에서 200여명의 방청객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 전 총리는 △유년시절의 어려웠던 가정형편, △제주도의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에 대한 기대, △한국의 경제적인 위상, △양극화의 심화, △세종시의 영향 등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와 생각을 밝혔다.

정 전 총리는 먼저 자신의 고달팠던 시절을 떠올렸다. 탄천면 덕지리에서 태어난 정 전 총리는 분강리에서 자라다 서울로 이사를 했다. 서울로 이사를 한 뒤 부친이 세상을 뜨고 외국인 독지가의 도움을 받아 중·고교의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았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총 9년 동안 점심을 제대로 먹은 적이 없을 정도로 고생했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는 부자집 가정교사를 하면서 처음으로 서양식 음식도 먹어보고 좀 여유를 찾았고 대학 때도 비슷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경기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는 어머니가 자신을 탄천면 분강리로 데리고 가서 마을 사람에게 인사을 시키면서 "욕이라도 얻어먹을 려고 고등학교에 보냈다"고 말했고, 대학교 때는 "영어로 하는 욕도 알아들어야지 할 것 아니냐" 며 유머 섞인 말을 건넸다고 회상했다.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공주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충청에서도 공주라고 하면 칭찬을 들을 뿐아니라 자긍심을 많이 갖게 됐다고 했다.

20대 초반에 어머니까지 여의게 되는 불행도 겪었다. 막내로 태어난 정 전 총리는 42세에 어머니가 낳았다고 전했다. 부모님은 꾸지람이나 야단을 친 적이 없었고 "손에 닿지 않은 음식은 먹지말고 3번 이상 초청하지 않은 잔칫집에는 가지 말라(나 돌아다니지 말아라)"고 교육했다고 했다.

2002년 서울대 총장 당선 때도 정부에서 이 자리, 저 자리 준다고 해도 안간 것을 두고 주위에서 좋게 평가했다고 술회했다.

현재까지 한국은 훌륭한 산업국가라는 소리를 듣지만 '문화국가' 라고 지칭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하고 그런 측면에서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7대자연경관이란 인간의 손이 닿지 않고 자연이 아름다운 곳을 뽑는 것으로 세계에서 450곳이 신청한 가운데 1, 2, 3차 선정 작업을 통해 27곳이 뽑혔다. 오는 11월11일에 최종 7곳을 결정하게 된다고 전했다.

제주도가 세계7대자연경관에 선정되면 관광 수입이 크게 증가될 거라는 전망이다. 현재 제주도는 4500만표를 획득했고 일본의 후지산이나 중국의 장가계보다 유리한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투표전화 001-1588-7715)

국가의 인구가 5000만명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인 나라는 미, 영, 독, 불, 일, 이태리, 한국 7개국 뿐이라며 한국이 G7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한국이 선진국이냐는 물음에는 아직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화와 균형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경제가 불균형하게 진행되면 동반성장을 하지 못한다고 한다. 부자와 빈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도시와 농촌,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져 있음을 우려했다.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은 상당히 심각하다는 것이다. 소득과 부의 불평등은 대기업 80%, 중소기업 20∼30% 수준으로 방치하면 불안해진다는 진단을 내렸다. 양극화가 심화되면 사회불안 요인이 될 뿐아니라 우리의 정서에는 동반성장이 맞는다는 견해도 내놓았다.

정 전 총리는 1000억원의 물품을 대기업에 납품하는 업체가 하루아침에 이민을 갔다는 사실을 전하며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악화를 의미하는 일명 '후려치기(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물품을 살 때 크게 깎는 것)' 가 행해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동반성장은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당연히 해당된다며 몇 십년 간 화두가 될 것임을 예감했다.

성장을 하려면 현재 가지고 있는 생산능력을 극대화해서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배양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과거에 비해 투자대상이 없다는 것은 기업의 핵심기술(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단기적으로는 RND(연구개발), 응용중심보다는 기초중심, 장기적으로는 교육(창의성)이 잘 이루어 져야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방청석과 정운찬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서구에서는 사회복지제도의 파탄이 일어나고 있는데 분배의 포플리즘(인기영합주의)에 대한 견해는
△케인즈라는 경제학자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며 자본주의 경제체계가 흠이 가장 적다고 본다. 불안은 깨지기 쉽다. 1980, 90년대도 형평의 문제를 많이 거론했다. 도전받은 한국경제, 경제민주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여겨진다. 재정능력이 충분하다면 급식, 의료까지 공짜로 하는 것도 좋지만 형편이 되는 사람에게는 돈을 받게 하는 편이 옳다고 생각한다.

-1998년 공주의 인구는 18만이었는데 현재는 12만5000명선으로 줄었고 대학도 4개 대학에서 현재 3개, 앞으로 2개로 줄 전망이다. 세종시 출범으로 불안해하는 측면이 있는데 공주시가 앞으로 살아 갈 방안은
△세종시가 잘 되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공주시가 손해 볼 것은 없을 것이다. 세종시 발전이 공주시 발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공주시는 세종시의 수정법 통과로 당초 2개리에서 22개리 편입으로 늘어나게 됐다. 경제적 손실이 2조원 가량 된다. 교부세도 500억원이 감소한다. 공주시가 세종시와 동반성장할 수 있는 해법은
△정치적으로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는 손해가 없을 것으로 본다. 세종시가 잘 되면 공주시는 덕보는 게 잃는 것보다 많을 것이다.

-기업의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한 견해와 앞으로 삼고초려로 서울시장 출마 권유가 온다면 출마 여부는
△한국은 세계 7위의 경제규모다. 수출의존형이기 때문에 불균형 국가가 됐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제품을 잘 만드는냐' 아니면 '값싼 물건을 만드느냐'에 두고 선택하게 되는데 이 때 대기업은 값싼 물건을 위해 중소기업을 상대로 '가격후려치기' 를 하게 되고 중소기업은 어쩔 수 없이 이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렇 해서 대기업은 돈을 벌게 된다는 것이다. 초과이익공유제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이 있어야 한다.
지난번 분당 재보선 때도 얘기가 있었지만 출마를 않겠다고 했다. 동네북인지 몰라도 서울시장에는 관심이 없다. 은사이신 조 순 선생님이 내일 무엇을 한다 안한다 말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오늘로서도 그렇다.

-중소기업이 상당히 어렵다. 중소기업의 고유업종에 대한 생각은
△중소기업의 고유업종은 1976년 생겼다가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없어졌다. 1997, 98년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경쟁이 요구된 원인이기도 하다. 앞으로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230개 업종 중 논의의 대상은 30여개 정도로 본다. 그렇다고 강제하는 건 아니다.

정 전 총리의 특강에 귀를 기울리고 있다.

정 전 총리가 특강을 마친 후 꽃다발을 받고 있다.

시민이 명암을 건네고 있다.

특강에 앞서 가수 진요근 씨가 자신의 히트곡을 선보이고 있다.

특별순서로 고한돌(12) 어린이가 판소리를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