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사단 일행이 유구읍 연종리 마을 앞을 지나고 있다.

유구읍 동해리 마을회관에서 1박을 한 '길동무와 함께하는 500리길' 답사단은 26일 이번 대장정의 2번째 코스인 '유구 10승지길' 답사길에 올랐다.

시 공무원, 유관관련단체장, 언론인 등 30여명으로 구성된 답사단은 오전 8시 동해리 마을 주민들의 환송을 받으며 39.96㎞ 구간 완주를 향한 발걸음을 옮겼다.

10승지란 천지개벽이 일어났을 때 재앙을 피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로 꼽은 곳이다. 전국에는 10곳이 있는데 험한 계곡과 협곡으로 돼 있으며 높은 산이 사방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지역들이다.

이번에 답사를 한 유구 사곡 10승지 지역은 근처를 흐르는 유구천과 마곡천 사이 100리를 지칭한다고 한다.

답사단은 마곡천의 발원지인 동해리를 지나 연종리를 경유하고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살기 좋은 마을' 이라는 입석이 세워진 유구읍 세동리에 다다랐다. 이곳 주민들의 환대 속에 고개마루의 느티나무 그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문금리로 향했다.

잠시 소나무의 빼어난 자태를 감상하고 있다.

첩첩산중의 수려한 경관들이 눈에 들어 왔다. 산밑에 옹기종기 몇 채의 집들만이 사람의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계곡을 따라 등산로를 오르고 금계산 고개를 지나 문금리 용수동 마을 회관에 도착했다.

마을 주민들은 음식을 준비하고 답사단을 반갑게 맞이했다. 올해 나이 93세인 이중현 옹도 나와 노익장을 과시했다. 주민의 부탁을 받은 이준원 시장은 즉석에서 여민동락(與民同樂)이라는 휘호를 남겼다.

마을 어귀의 산기슭에는 별장류의 전원주택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주위의 경치와 함께 눈요기를 하며 마을 앞 도로를 따라 지났다.

답사단은 유구읍 추계1리 마을회관에서 여장을 풀고 마을 주민들이 마련한 음식으로 중식을 해결했다. 넉넉한 시골 인심이 곁들여진 성찬의 보리밥은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비워졌고 소진한 체력을 거뜬히 보충할 수 있었다.

답사단이 유구읍 문금리 그늘 나무아래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점식식사로 원기를 회복하면서 대열을 갖추고 입석리(큰 돌을 세워놓은 마을이라는 뜻)에 들어섰다. 한국공연예술체험마을을 둘러본 뒤 오태근 원장으로부터 관련 설명도 들었다.

지역의 젖줄 유구천의 제방길을 따라 발길을 옮겼다. 유구천의 수면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공주, 아산, 청양, 예산의 80리 지점에 위치한 신영리를 지나 유구읍 소재지 쪽으로 향했다.

유구2리에 위치한 운보 김기창 화백의 생가도 잠시 찾았다. 이 집터는 1950년대까지 '감나무집'으로 통했고 당시에는 초가집의 문간채, 사랑채, 안채, 헛간채와 나무울타리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남아있는 것은 없다. 8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화백은 7세때 장티푸스에 걸려 후천성 청각장애인이 됐지만 장애를 딛고 그림 공부를 시작 '바보산수' 라는 작품으로 한국화의 새 지평을 연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다.

금계산의 등산로를 걷고 있다.

유구의 대표 특산품인 우렁이 쌀 재배 지역으로 유명한 만천리의 들을 걸으며 올해 농사의 풍년도 기원했다. 답사단은 마을 입구에 세워진 정자에서 자리를 같이 하고 앞으로 지역의 상생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는 등 의견도 청취했다.

이렇게 해서 39.96㎞의 긴 노정을 완주한 답사단은 신풍면 대룡리 다목적 체험관에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석식을 하며 하루의 일과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은 뒤 해산했다.

이준원 시장이 직접 쓴 휘호를 문금리 마을주민 이중현 옹, 박상원 유구읍장과 함께 들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