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도지사가 찾은 장기농공단지 (주)정양수지 정문 앞에 시민단체들이 세워놓은 현수막이 놓여있다.

"시민의 땀방울로 세운 대학 누구 맘대로 통합이냐"

"지역경제 파탄내는 졸속통합 공주교대 각성하라"

"공주 자존심 공주교대! 충대통합 왠말인가"

"충남도민 멸시하는 공주교대 충대통합 전면 백지화하라"

충남대가 지난 8일 공주교육대에 통합을 공식 제의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지역시민단체가 실력행사에 들어가는 등 지역사회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공주시범대책위원회를 비롯한 10곳 시민단체는 14일 정책현안 여론수렴을 위해 장기농공단지(정양수지)를 찾은 안희정 도지사를 만나 '충대-교대통합'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들 단체들은 각각 현수막을 제작해 장기농공단지 입구에 게첨함과 아울러, 안지사의 간담회 일정 끝나는 시간까지 2시간여 동안 정양수지 정문 앞서 현수막 시위를 계속 벌였다.

이준원 시장을 비롯한 시의원들도 안지사와의 '간담회'와 '티타임'일정 속에 공주시가 처한 심각한 상황을 설명했다.

정양수지 공장견학에 앞서 가진 '티타임'에서 이준원 시장은 안희정 도지사에게 "교대가 뜬금없이 충대와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충대에서 공식적으로 교대와의 통합을 위해 공문을 보낸 만큼, 시 차원에서 오늘 중 성명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리에 함께한 이창선 의원은 "공주시가 강남과 강북으로 나눠어져 있는데, 도지사 일정을 보니 강북에만 치우쳐 있다. 강남에 방문할 의향은 없는가"라고 말한 뒤 "공주시가 현재 세종시로 인해 큰 위기에 봉착해 있는데, 교대가 충대와 통합하려고 한다. 도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달라"고 주장했다.

박병수 의원도 이날 열린 '업체-도지사와의 간담회'석상에서 "공주시는 대학이 실물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한 축인데, 만약 교대가 떠난다면 시세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면서 "이 문제에 대해 안지사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양 대학(교대, 공주대)총장이 함께 만나는 면담 일정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안희정 도지사가 상인연합회 안도성씨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안희정 도지사는 간담회 이후 정문 앞까지 걸어나온 뒤, 장원석씨(강북발전협의회장) 등에게 "공주시와 대학(공주교대)이 함께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시장과 상의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장원석씨는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안지사에게 항의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뜻을 전달하려는 것"이라면서 "도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정문 앞에서 서 있던 시민단체회원들은 다음 일정을 위해 떠나는 안지사 일행을 향해 박수를 보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들 단체들은 15일 예정된 통합관련 공주교대 교수회에 항의방문한다는 계획을 세움에 따라 '충대-교대통합 논의'에 대한 반발수위가 쉽게 누그러지지는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