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직접 회의를 진행하며 주민들이 의견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안 지사는 이자리에서 공주역은 백년 앞을 내다보고 건설해야함을 역설했다.

호남고속철도 공주역사 주변 민원에 대한 간담회가 지난 25일 호남고속철 2-1공구 현장사무실(공주시 이인면 소재)에서 열린 가운데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비롯한 한국철도도시공단 관계자, 지역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례적으로 안희정 지사가 직접 회의를 진행한 이 간담회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먼저 청취한 뒤 철도공단 관계자의 답변을 듣는 형식이었으며, 지역주민이 요구한 3가지 안건에 대해 격의 없이 토론이 시종일관 이어졌다.

지역주민 요구사항은 교량 400m연장 추가, 주변도로 및 진입도로 확장, 신영천 주변 휴식공간 확충 등 3건.

이봉문 위원장 "땅도 내놓고, 하라는대로 다했는데…"

먼저 주민대표로 나선 이봉문 공주역건립대책위원장은 “지역에 국책사업인 호남고속철도가 들어온다고 해서 농사짓는 땅도 내놓았고, 하라는대로 다했다”면서 “우리는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게 아니라 다른 곳에 준해서 해달라는 것이다. 만약 3가지 안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추수가 끝난 뒤 본격적인 권리행사에 들어가겠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공주역건립대책위는 오는 30일과 10월1일 양일간 공주역사 교량연장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신고해놓았다.

이 위원장은 아울러 “몇 달 전 지역주민이 공사장 대형트럭에 치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데도 (공사관계자가)한 번 와보지도 않았다”면서 한국철도도시공단에 대한 섭섭함도 내비쳤다.

이봉문 공주역사건립대책위원장이 주민들이 요구하는 3가지 안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역주민 임재권씨는 “교각(교량 연장공사)을 세우지 않고 흙으로 성토한다면 동네는 두동강난다. 500억 추가비용이 더 들어가는게 문제가 아니라 100년을 내다보고 공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김광호 대책위 사무국장도 “교량연장에 비해 진입도로 확장이나 신영천 주변 휴식공간 확충은 큰 민원이 아닐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안목에서 꼭 필요한 안건이니 만큼 반드시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안희정 지사 “공주역 예산확보를 위해 국회서 쟁점화시킬 것”

안 지사는 이자리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때 지역주민들의 요구는 타당성이 있다. 많은 분들이 이용하려면 역사를 잘지어야 하며, 철도공단은 공익차원에서 접근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 중요한 것은 교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역세권을 개발해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역사를 건립한 뒤 이곳을 허허벌판으로 놔두는 것이 아니라 개발계획이 시급하다. 충남도와 공주시가 의견을 모아 빠른시일내 개발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공단 관계자가 건립중인 공주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에대해 철도공단측은 “공주역사를 이용하는 이용객이 하루평균 1900여명에 못미칠 것이며, 당초 공주역은 건립 계획에도 없던 지역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위해 기획예산처와 국토해양부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추가예산확보 문제도 걸림돌”이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런데도 안 지사는 “미래 서해안시대 물동량을 예측한다면 공주역은 제대로 건립되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국회에서 쟁점화시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