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태권도’ 하면 언뜻 웬 ‘미국 태권도’하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로 신관동 신월초등학교 앞 사거리 미림빌딩 4층에 있는 US태권도장은 이같은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태권도는 우리나라의 국기와 같이 고유한 우리의 것, 즉 종주국인데 US로 이름했으니 생경스럽기도 하거니와 사대주의가 떠오를 만도 하다. 또 관장이자 사범인 허은행(許銀行·30·공주시 신관동) 사범이 미국 휴스턴서 1년여간 지도자 생활을 했었으니 더욱 그럴듯하다. 그런데 이 US는 ‘United States’가 아니고 ‘Unifying Spirits’의 머리글자다.

이른바 태권도의 무도(武道)에 있어 영혼을 담아 그 무도의 경지와 일체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허은행 사범의 가르침이 이러하다. 단순히 발차기나 정권의 태권도 기술전수를 넘어 정신적 무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그의 가르침 소명이 결국 US태권도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사범이나 관장이라는 아주 조그만 권위의식도 없이 아이들 등 수련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때론 형처럼, 삼촌처럼 가족같은 분위기 속에서 배우고 익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어학원 교사 등 외국인 교습생들을 상대로 해서는 이질적인 문화를 이해하면서 쉽고 재미있게 익힐수 있도록 동질감 조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허 사범의 나이도 젊지만, 열린마음으로 열린공간에서 열린수련을 통해 열린태권도를 접목하겠다는 의지가 더욱 강하다.

허 사범은 천안공대를 졸업한 뒤 태권도가 좋아 서울문화예술대학 태권도학과를 다시 졸업한다. 초등학교 2학년때 아버지인 전 공주시생활체육회 허미회 사무국장의 권유로 태권도장을 찾는다.

그러나 태권도장 동복 트레이닝 값이 없어 일시 도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으나 미련은 늘 따라 다녔다. 그가 정규대학을 졸업하고도 태권도를 위해 또다시 대학을 다니게 한 열정이다. 지금은 공인 5단으로 시장조사 차 갔던 미 휴스턴서 단기간 사범생활도 했다.

무도와 영혼의 통합을 주창하는 US태권도(☎881-7757)는 지난해 6월 개관, 유아부와 미국·영국·캐나다·중국 등 외국인을 포함해 80여명의 수련생이 배움에 정진하고 있다.

“미국 등 구미제국에서 태권도장을 찾는 사람들은 대개가 성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유아 등 아이들이 많습니다.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쉽게 접할수 있는 여건 때문에 신선미가 떨어져 그럴 수도 있지만, 올림픽에도 당당히 들어가 있는 종목으로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면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는 단초로 작용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늘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유지하면서 제자들에게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허 사범은 이로써 사는 보람을 찾는다고 밝힌다. 태권도가 그의 삶의 전부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