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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방산 환경영향평가 초안 은 잘못” |
| 류근복 묵방산 채석단지 개발반대 대책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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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마을 묵방산을 지키기 위해 묵방산 앞에 섰다. 와이셔츠를 입은 이가 류근복씨, 바로 옆에 선 이가 대책위 부회장 류근오씨, 앉은 이가 방흥리 이장 조한복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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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채석단지 개발 바람으로 형제 부자 친척 이웃 사이의 불화로 마을이 분열되어 안타깝다. 채석단지 개발 바람이 하루빨리 끝나 옛날의 평온한 묵방산 마을로 되돌아 갔으면…”
류근복(柳根福·69)
우성면 방흥리 174번지, 묵방산 아래 묵뱅이(묵방동)에서 4대째 살고 있다. 10남매의 3째로 태어나 자랐고 2남 4녀의 아버지이다. 현재 직함은 묵방산 채석단지 개발반대 대책위원장이고 그동안 공주시 배연구회 회장, 공주시 배수출법인 회장, 공주민주단체협의회 대표, 민주노동당 공주시위원회 초대 위원장, 민주노동당 공주연기 국회의원 후보를 역임한 바 있다.
- 우성 토박이로 내 땅 하나 없이 임대농사를 지으면서도, 서민을 위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셨다.
△내가 네 살 때 해방이 됐고 6·25가 끝날 무렵, 우성국민학교 4학년이었는데, 거기까지 학교를 다녔고, 그 뒤 아버지를 따라 다니면서 농사일을 하기 시작했다. 국민학교에 내는 사친회비가 일년에 보리 나올 때 보리 한 말, 쌀 나올 때 쌀 한 말이었다. 이것을 감당하기 힘들어 학교를 그만두었다. 우리 또래가 다 어려웠다. 우성국민학교에 7반이 입학해서 2반만 졸업했을 정도였다.
형님은 봉황중 2회를 졸업했지만 외지로 나갔고, 부친은 주로 금점하러 다녔기 때문에 집안의 농사일은 내가 주로 했다. 청양에서 방흥리 보흥리로 이어지는 금맥을 따라 묵방동 마을 앞은 논이고 밭이고 다 뒤집어서 금가루를 캤는데, 이것을 금점이라고 했다. 농사는 적고 다른 일자리가 없어 아버지는 금점에 매달렸다.
나는 농지개혁으로 받은 땅(보흥리의 김갑순 논 7마지기-1400평, 마을에 있는 김갑순 밭 270평과 친척집 땅 380평)으로 상환곡을 내고 집안의 생계를 위해 농사에 뛰어 들었다. 아무리 일해도 너무 배고픈 시절이었다. 열 살 못된 동생 둘이 항상 풀을 뜯어 먹어서 입가에 풀물이 배어 있었고, 어느 땐가는 두 동생들이 소먹이용으로 쌓아둔 쌀겨 한가마니를 다 먹어 치우기도 했다.
머슴도 살았다. 15살 때 이인면 오곡동 당고모네 집으로 일년에 쌀 2가마 밭기로 하고 머슴으로 갔다. 20살 때는 형님이 결혼하면서 진 빚을 갚기 위해 우성면 상서리로 1년 동안 선일꾼 삯으로 쌀 여섯 가마 다섯 말을 받고 머슴을 가기도 했다.
24살 때 결혼했는데, 결혼하면서는 지금나서 소작농으로 농사를 시작했다. 집안에 조금 있는 땅은 아버지와 형의 살림밑천이어서 땅 한조각 받지 못했다. 소작으로 벼농사 담배농사 배농사를 시작했다. 남의 땅을 빌어 배농사를 해서 잘 될 만하면 지주가 달라고 해서 땅을 넘겨주는 억울한 꼴을 3차례나 겪었다.
20대 후반, 1960년대부터 류달영 박사가 운영하는 농업기술자협회에서 매년 겨울에 몇 일씩 선진적 과수재배기술을 배웠다. 선진적 과수재배기술을 인정받아 공주에서 과수 크게 하는 데에는 다 높은 기술을 가지고 품팔러 다녔다. 안승주 구갑서씨 등과 같이 초기 과수조합 이사를 하기도 했다. 정말 열심히 일했다. 어느 핸가는 일년에 147일까지 품팔러 갔다. 때로는 겨울에도 일하고 밤 세워 일했다.
- 공주농민회 회장을 맡게 된 동기는?
△농업기술자협회에서 80년대 말에 가톨릭농민회 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92년에 공주농민회가 결성된 것을 알았다. 공주농민회에 찾아가서 회원에 가입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자기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시나 정부에 가서 농민의 사정을 이야기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공주농민회가 속해 있는 전국적으로 조직된 전국농민회총연맹이 그 역할을 했기에 함께 했다.
그동안 공주농민회가 큰 역할을 많이 했다. 공주에서 시작된 ‘논농사 직불제’로 전국농민들이 혜택을 받았다. 도비와 시비로 무상 비료 지원(매년 153억)은 다른 도에는 없는 것인데 농민회의 투쟁의 결과이다. 수세폐지와 공주시 벼농사 상토(기계모용 흙) 무상 지원도 공주농민회가 큰 역할을 했다. 한·칠레 FTA 반대 싸움, 한·미 FTA 반대싸움도 농민회가 앞장 섰다. 아쉬운 것은 가난한 농민들이 모인 공주농민회가 싸워 공주의 부자농민들도 큰 이익을 보았는데 부자농민들은 앞장서 나서지 않는 것이다.
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93년에는 우성에서 벼수매 집회를 하다가 소주병에 맞아 이빨이 7개 나간 적이 있다. 농협에 대한 항의로 공주시농협 간판 뗀 것 때문에 집행유예 1년을 받은 적도 있다. 공주농민회 3대 회장으로 3년 동안 회장을 했다.‘WTO 반대’를 외치며 이경해 열사가 자결한 멕시코 칸쿤에서 농민대표로 참석해 집회에 함께 한 기억이 생생하다.
- 그동안 사회단체 활동을 하면서 집안에서는 가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을 것인데?
△집 사람은, 내가 사회활동을 시작해서, 집사람에게 심장병과 당뇨병이 생겼다고 한다. 농민회 활동 초기에 친척뻘 되는 면직원들이‘남편이 농민회 활동을 하면, 애들이 아무리 공부해도 취직을 못하니 말려야 한다’라는 이야기에 보따리를 싸서 집을 나갔다. 집사람이 버스를 타자, 나도 버스를 같이 타고 가서 공주 시내까지 갔다. 다방에 같이 앉아서 ‘누구에게 이야기를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당신을 끝까지 걱정해 줄 사람은 나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설득해서 같이 집에 들어와서 오늘날까지 같이 살고 있다.
그 뒤로는 사회활동으로 농사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은 투덜거려도 사회운동 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말린 적은 없었다. 어느 날인가는 농민회 일 때문에 하루 농사일을 포기해서 170만원을 손해 본적이 있다. 농민회 간부를 맡으면 크건 작건 누구나 겪는 일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다 고등학교는 졸업시켰다. 모두 외지에서 살고 있다. 몇 해 전에 두 아들이 와서 그동안 진 아버지 빚을 갚아주겠다고 했다. 집의 빚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더니, 대신 무쏘차를 사가지고 왔다.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지 못했고, 돈벌어 쌓아놓지 못했어도 자식들에게 성실하게 산 것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뻤다.
- 민주노동당 공주시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으셨고 2005년에는 민주노동당 공주연기 국회의원 후보로도 출마하셨다.
△돈많은 사람들, 박사학위 받은 사람들은 서민들의 고통을 알 수가 없다. 농민들 노동자들이 하는 정치 그래서 민주노동당이 필요하다. 2005년 보궐선거에 공주연기에 민주노동당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 농민들 민중들을 대변하는 민중정치를 알리기 위해 나섰다. 중앙당 지원금 일부 외에는 후원금으로 선거를 치렀다. 축제로 치렀다.
- 현재 위원장님이 살고 있는 마을의 문제, 묵방산 채석단지 개발문제에 대해 말씀하신다면.
△나무는 산소탱크와 같은 역할인데 채석단지가 생긴다면 1960년대 이후 마을 사람들이 봉사활동으로 식목해서 키운 묵방산 나무들이 훼손될 것이다. 안타깝다. 묵방산에서 묵방동으로 흘러내리는 개천은 일급수이다. 채석단지로 개발되면 하천 오염은 불을 보듯 확실하다. 우리는 자연을 지키고 농사도 지키고 마을을 지키고 싶다.
2008년 봄부터 개발업자 편에서 주민들의 도장을 받았다. 실버타운을 개발하니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다. 실버타운 개발에 협조하는 도장하나 찍어 주면 4천만원, 5천만원 주겠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넘어갔다.
2009년 2월에 방흥산업개발에서 ‘묵방산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가지고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때 묵방산 일대 30만평을 20년간 개발해서 채석단지로 하겠다고 했다. 채석단지 이야기는 그때 처음 들었다. 또한 그때 생태등급이 바뀐 것을 알았다. 생태등급 1등급이면 산지보호 지역이어서 채석단지 개발을 못한다. 묵방산은 2007년 4월에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조정 됐는데, 2009년 1월에 묵방산 일대 34만평이 2등급 또는 3등급으로 하향조정된 것을 알게 되었다.
채석단지로 개발되면 묵방산 일대는 비산먼지와 하천오염으로 과수농사(배 복숭아 사과) 벼농사 오이단지를 망칠 수밖에 없고 사람도 살 수 없다고 판단해서, 2009년 4월에‘묵방산 채석단지 개발반대 대책위원회’(약칭 반대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반대대책위원회 주최로 전북 익산군 낭산면과 경북 영천으로 각각 30년 이상 채석단지로 개발되고 있는 마을을 찾아 갔다. 연이어 나가는 트럭에 돌가루가 눈처럼 쌓인 도로, 하루에 두 차례씩 터지는 폭탄은 마을을 폐허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함께 가서 이것을 확인한 방흥리 주민들 뿐만 아니라 신영리 동대리 주민들도 반대로 돌아섰다.
그동안 대전정부종합청사에 있는 산림청에 집회 2번, 공주시청 3회, 면사무소 1번 집회를 했고 4명의 대표들은 30여회나 금강유역환경청 도청 시청 공주시문화재관리소 대전정부종합청사문화재청을 쫓아 다녔다.
금강유역환경청은 묵방산 석산개발을 결정했다. 그러나 산림청 충남도 소방방재청 공주시는 아직 결정을 안했다. 반대대책위에 마을주민들이 각각 수 만원에서 수 백만원씩 기금을 내어 모아 놓고 장기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마을 이장이며 반대대책위 총무를 맡고 있는 조한복씨는 개인적으로 변호사비를 감당해서 행정소송을 하고 있다. 그는 올해 과수농사에 제때 일손을 맞추지 못해 거의 폐농했다.
- 묵방산 환경영향 평가는 조사 위치가 잘못됐고 묵방산에는 천연기념물 등 10여 종의 보호조류가 있어 잘못된 판단에 근거한 채석단지 개발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행정심판을 요청했는데 국무총리실에서 각하됐고 현재 행정소송을 하고 있다. 행정심판 요청의 내용은 ‘묵방산 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묵방산 일대의 생태등급이 2009년 1월에 1등급에서 2등급으로 하향조정된 것을 살펴보니, 생태등급 조사 대상을 15년 전에 대형산불이 나서 현재도 원상회복이 안된 안양리 16-1을 조사했고 이에 대해 생태등급 변경을 신청했는데, 실제 석산으로 개발되는 묵방산의 방흥리 일대까지 생태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은 잘못이기 때문에 석산으로 개발되는 방흥리 일대를 정밀조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각하되어 행정소송을 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묵방산 환경영향평가 초안’에는 묵방산에는 법적 보호조류가 없다고 했는데, 천연기념물 323-1호 참매, 천연기념물 323-4호 새매, 법적 보호종인 말똥가리 황조롱이 소쩍새 수리부엉이 재두루미 뜸부기 후투티 등 9종이나 오래전부터 묵방산에 살고 있는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2009년 4월 27일에는 천연기념물 323호 참매의 서식지를 발견해서 공주문화재 관리소 직원과 현장을 확인했고 보호 안내판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묵방산에는 법적 보호조류가 없어 채석단지 개발을 허용한 ‘묵방산 환경영향평가 초안’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확인하며 법적인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
무엇보다 채석단지 개발 바람으로 형제 부자 친척 이웃 사이의 불화로 마을이 분열되어 안타깝다. 채석단지 개발 바람이 하루빨리 끝나 옛날의 평온한 묵방산 마을로 되돌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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