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관중계펌프장에서 하수와 빗물이 섞여‘큰 물’이 되어 정안천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공주시‘나몰라라’…하수도 행정 허술

지난 7월16일 오전 9시30분 신관동 소재 한아름아파트 앞 정안천. 시커먼 하수가 코를 찌를 듯한 악취와 함께 정안천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

지난 밤 폭우로 인해 신관중계펌프장이 처리용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뒤엉킨 빗물과 오수를 그대로 정안천에 방류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안천변에 산책나온 시민들은 물론이고 전막인근을 오가는 주민들까지 악취로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됐다.

전막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5·신관동)씨는 “어제처럼 비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악취가 진동해 살 수가 없다”면서 “이곳 주민들과 공주시측에 민원을 제기해도 나몰라라식이니 참으로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공주생명과학고에 다니는 이모(18)군도 “전막에서 학교까지 등하교를 하는데, 교량을 건널때마다 이상한 냄새가 진동하며, 비오는 날이면 더욱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신관동 일원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중계 펌핑하는 신관중계펌프장.

신관중계펌프장은 어떤 곳?

신관중계펌프장은 신관동 일원에서 발생하는 하수를 봉정동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중계 펌핑하는 중요 공공시설물이다.

2006년부터 가동중인데, 1년후인 2007년 (주)건양기술공사가 공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중에 있다. 공주시내에는 이와같은 펌프장이 7곳에 달한다. 신관펌프장과 옥룡펌프장이 비교적 큰 규모이고, 나머지 5곳은 소규모로 운영된다.

문제는 펌프장이 하수와 빗물을 함께 처리하는‘합류식’이다보니, 큰 비가 올 경우 용량초과시 그대로 하천에 방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 지어지고 있는 ‘분류식’은 하수와 빗물을 나뉘어져 처리토록 돼 있어, 하수가 빗물과 섞여 방류되는 일은 거의 없다. 때문에 비가 올때마다 하수가 넘치는 일을 막기 위해선,‘분류식’펌프장 건설만이 대안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 측, “관거정비 끝난 이후에야…”

상황이 이런데도 지도감독기관인 공주시는 당장 펌프장 건설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주시 하수도 담당은 “민원을 접해서 (신관펌프장 문제를)잘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 공주시내에서 진행중인 하수관거정비사업이 끝난 이후에야 펌프장 정비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민간위탁 받은 (주)건양측도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펌프장의 처리용량이 2만9000여톤이다. 폭우가 쏟아지면 5만톤이 넘는데,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반드시 분리처리 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펌프장이 너무 낡아 언제 터질지 모른다. 본인이 알기로는 신관펌프장 뿐만아니라 다른 펌프장도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전에 펌프장을 새로 지어야 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