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9일경 

공주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등

400여명 왕촌지역에서 집단희생, 확인 

영국 잡지 <<픽쳐 포스트>>에 게재된, 공주 왕촌학살 사진.

한국전쟁 발발 직후 공주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등 400여명이 왕촌지역에서 집단희생됐으며 이중 45명의 신원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 박은성 조사관은 7월10일 오후 2시 공주문화원 강당에서 진행된 ‘한국전쟁 공주지역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은성 조사관에 따르면 한국전쟁 발발 직후 대전·공주·청주형무소 등에 수감된 재소자와 보도연맹원 3400여명이 육군본부 정보국 CIC, 헌병대, 지역경찰 등에 의해 불법적으로 희생된 것으로 확인했다.

지난해 왕촌 작은살구쟁이에서 발견된 유해들.

특히 공주형무소에서는 1950년 7월9일경 공주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등 400여명이 공주 CIC분견대, 공주파견헌병대, 공주지역 경찰 등에 의해 공주의 왕촌지역에서 집단희생됐으며 이중 45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대전형무소에서는 1950년 6월28일경부터 7월17일까지 대전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 등 1800여명이 충남지구 CIC와 제2사단 헌병대, 대전지역 경찰 등에 의해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집단희생됐으며 이중 267명의 신원이 확인됐고 18명이 희생자로 추정되고 있다.

청주형무소에서는 1950년 6월30일부터 7월5일까지 청주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 등 약 1200명이 충북지구CIC, 제16연대 헌병대, 청주지역 경찰 등에 의해 충북 청원군 남일면 분터골과 화당교, 쌍수리 야산, 낭성면 도장골, 가덕면 공원묘지 등에서 집단희생됐으며 이중 21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박 조사관은 “진실화해위는‘주한미군 정보일지’등 미군자료와 당시 헌병, 경찰, 형무관 등 현장 목격자와 신청인, 참고인들의 진술청취, 현장조사를 통해 사건의 실재 여부와 희생자를 조사했다”면서 “당시 대전·충청지역 형무소의 대다수 재소자들과 한국전쟁 발발 직후 예비검속돼 각 형무소에 일시 구금된 국민보도연맹원들은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박은성 조사관이 왕촌 작은살구쟁이 유해발굴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의 직접적인 가해기관은 충청도 각 지역에 주둔한 CIC와 헌병대 및 지역 경찰로 확인됐는데 이들 기관은 재소자와 보도연맹원의 희생과정을 지휘하고 주도했으며 경찰은 국민보도연맹원과 예비검속자들을 형무소에 구금한 데다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의 희생과정에 직접 개입하기도 했다.

박은성 조사관은 “진실화해위는 비록 전시였다고는 하나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국가가 수감된 재소자들과 좌익전력이 있거나 인민군에 동조할 것이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국민보도연맹원들을 적법한 절차 없이 사살한 것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밝혔다.

아울러 “진실화해위는 국가가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것과 위령사업 지원, 전쟁이나 비상사태시 민간이 보호조치 등에 관한 규정을 정비하고 평화인권 교육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