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제8대 임금 현종(顯宗)과 조선 16대 임금 인조(仁祖)의 기념비가 공주에 건립된다.

  공주향토문화연구회(회장 최석원)는 두 차례에 걸친 거란의 침입을 잘 극복한 과정에서 공주와의 인연을 맺은 고려의 제8대 임금 현종(재위 1009∼1031)과 이괄의 난으로 일주일간 공주에 머물렀던 조선 16대 임금 인조(재위 1623∼1649)의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기념비 장소는 최우선적으로 공산성과 고마나루를 고려했으나 이곳은 모두 사적지인 관계로 세계대백제전 폐막식 장소인 백제예술마당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선 현종은 천추태후의 실각 이후 즉위해 30여년을 재위하며 두 차례에 걸친 거란의 침입을 잘 극복하면서 고려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려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임금이다.

  현종의 공주 내방은 거란의 침입으로 나주로 피난하는 와중에 공주에 들렀으며 특히 공주 방문의 인연으로 공주절도사 김은부(金殷傅)의 딸 3명은 현종의 비가 되고 그 자녀중 3명이 왕으로, 2명이 다시 왕비가 돼 고려의 역사를 계승하게 된다.

  아울러 현종이 피란(避亂) 당시, 자신의 심정을 곁들여 읊은 시가 있는데 그것은 현재 남아 있는 공주에 대한 가장 오랜 시로 기록되고 있다.

  조선 16대 인조임금은 1624년 2월 이괄의 난으로 서울이 함락한 상태에서 피란해 공주에서 일주일을 머물렀던 인연을 갖고 있다. 현재 정안면 석송리에 인조어필로 전하는 ‘석송동천’새김글과 석송정이 있으며 1708년 공산성 안에 쌍수정 주필사적비(1708)와 쌍수정(1734)이 건립된 바 있다.

  최석원 공주향토문화연구회장은 “이들 임금은 내우외환의 위기 가운데서 나라의 역사가 다시 일어나는 계기를 마련했고 또 공주와의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며 “특히 현종의 공주 방문 1천년을 기념해 기념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용혁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그동안 고려역사는 학계에서도 미처 손을 못 댄 부분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학술회의 및 현종 기념비 건립은 의미가 있다”면서 “앞으로 기념비 건립을 통해 고려에 대한 역사학적 의미, 불교문화의 발전, 정림사의 재건 등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주향토문화연구회는 지난 3월19일 공주대 신관캠퍼스에서 ‘학술회의’를 개최한 것은 물론 나주 현장 방문 및 70여명의 회원들을 중심으로 기념비를 세우기 위한 시민 성금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후원금 모금은 1인당 2만원이다. 성금모금에 참여할 시민들은 공주향토문화연구회(☎858-8150, 010-5414-8150)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