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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장 고향서 받은 것이라면… |
| 계룡초 출신 김윤묵 (주)한국뉴머신/대성상사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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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감사장등 100여장 빼곡
집무실이 모두 표창패와 감사장, 공로패들로 도배 돼 있다. 도대체 몇 개나 될까. 웬 감사장들이 이리도 많을까. 이들을 제작하는 인쇄소에서 샘플을 보는 듯하다. 명패는 분명 ‘(주)한국뉴머신·대성상사’로 돼 있는데….
그럼 한국뉴머신·대성상사란 무엇을 하는 곳일까.
‘퀵커플러(Quick Coupler)’를 생산 판매하는 곳이다. 한국뉴머신에서 이를 생산하고, 대성상사에서 이를 판매하는데, 주로 삼성전자에 납품을 하고 있다. 퀵커플러란 LPG 충전소 등에서 냉매를 주입할 때 쓰고 냉장고의 프레온가스통 냉매 주입시에도 반드시 쓸 수밖에 없는 매우 정밀하고도 주요한, 전문 국내 취급업자가 2곳 밖에 없을 정도의 고난도 기술 기계부품이다.
그런데 이런 기계부품 생산과 판매회사에 무슨 상장이 그렇게도 많은 것일까. 7평 사무실을 온통 도배한 상장은 주로 군부대 사령관 명의의 것들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70년도에 육군 만기제대를 했습니다. 우리가 지금 이 시간,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감사할진대, 하물며 내가 몸담을 수 있는 가정이 있고 그 위에 내 조국이 있다는 것은 분명 은총과 자비가 아닐수 없습니다. 서울지구 JC특우회에서 85년부터 군부대 위문봉사활동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백령도를 비롯한 육해공군 부대 등 연예인들과 함께 200회가 넘는 위문공연을 했습니다. 그때마다 큰 보람을 느꼈고, 그래서 조국수호에 늘 고생하는 장병들을 생각하면서 노력봉사와 위문공연 등을 자주 갖게 됐습니다. 보잘 것 없는 일을 좀 했을 뿐인데 그때마다 이렇게 고맙다는 인사장을 받은 것이 100개가 넘었네요. 되레 송구스럽습니다. 이렇게 감사장들을 간직하고 있는 것은 이것들을 보면서 자극받아 더욱 많은 일을 하기위한 스스로의 다짐을 위함입니다.”
# 샌드페이퍼 제조업으로 사업 시작
1945년생 해방둥이인 김윤묵(金允默·65·서울시 중구 입정동) 대표는 계룡초등학교를 39회 졸업생으로 나왔다. 2남4녀의 6남매중 셋째인 김윤묵 대표는 이후 1964년 어린나이에 무작정 상경, 돈을 벌겠다는 다부진 작정을 한다. 그 신고(辛苦)의 과정이야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아무튼 지금의 그는 샌드페이퍼로 일컬어지는 사포공장을 시작으로 일본에 한국총판 대리점 2개를 갖고 있는 큰 사장이 돼있다. 이 사포제조공장의 아이디어는 일본서 얻었다. 지금은 조치원 공단에서 형 김성묵 사장과 아우가 사포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본인은 한국뉴머신과 대성상사 일에만 매달려 있다. 초창기에는 삼성전자와 LG에 독점 납품했었으나 지금은 동업체가 많이 생겨 경쟁체제로 들어서 있다. 그래도 전문성에 있어서는 이곳을 따라 갈 수가 없다. 이른바 퀵커플러에 있어서 원조인 셈이다.
지금은 고향인 계룡에 4촌 형제가 농지경작을 하고 있고, 워낙 어릴 적에 상경해 죽 서울에 살다보니 공주 무릉동에 살고 있는 박찬호 선수의 아버지 박재근씨만이 지인으로 떠오른단다.
# 거침없이 “잘 나가고 있습니다”
김윤묵 대표는 발명가 기질과 탐험가적 자질이 다분하다. 사포 제조야 그렇다 하더라도, 냉매가스를 안전하게 차량과 냉장고 프레온 통 등에 주입하는 기계를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찾아보면 틈새시장이 아무리 많다고 하지만, 이 퀵커플러를 만들어 국내시장을 석권하고 수출까지 하겠다는 생각을 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디어 발상자체가 범인들로서는 도저히 어렵다는 얘기다. 더구나 이는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극 고난도 기술력을 요한다.
그는 뭔가 새롭고 특이한 것을 원했고 우연히 머리에 떠오른 이 기계에 사활을 걸고 세계 곳곳을 찾아 누볐다. 이 기술, 저 기술, 이 기계, 저 기계를 익히고 섭렵한뒤 결국 한국뉴머신에서 그들만의 퀵커플러를 만들 수 있었다. 물론 제품의 품질은 무결점.
“이 사업의 전망은 탄탄대로입니다. 특이한 기술인데다 대기업 등에서 손을 못대다 보니 경쟁력이 살아있는 것이지요. 게으름피지 않고 열심히 하면 그 대가가 충분히 보장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사업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뜸, 그리고 거침없이 나온 말이다.
대개가 아니, 100이면 거의 100이 “어렵습니다. 문 닫을 위기에 있습니다.”라고 엄살을 떠는 경우와 비교하면 매우 속 시원한 대답이다. 직업 군인같이 단단한 체구와 외모와 썩 잘어울리는 답변이다.
# 계룡시·기업도시 못내 아쉬워
“고향 공주가 요즘 세종시 문제로 말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그렇게 사활을 걸고 고수한 행정도시 원안이었건만, 이제 정작 인구가 2000여명 이상 빠지고 그에따른 교부세 감소에다, 남양유업·공주영상대 등 굵직한 기업과 학교들이 세종시로 편입되는 한편 공주에는 뭐 하나 득 되는게 없는 걸로 보이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뒤늦은 자탄일는지 모르지만, 세종시는 과학기업도시로 조성되는 것이 공주에는 더 얻는 게 많을 것 같았다는 생각이 지배적으로 듭니다. 기업이 있어야 고용창출이 되고 고용이 있으면 지역경제가 돌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금대로 추진된다면 서울과 대전에 있는 공무원들이 KTX등 출퇴근의 용이함으로 인해 자칫 유령도시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수 없거든요.
그러나 이제는 아무쪼록 애시당초 원했던 대로의 현상들이 일어나 지역균형발전에 큰 획을 긋는 도시로서 기능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또 하나 잘못 된 것 하나는 공주시 계룡면이 분명히 태고로부터 존재하고 있는데 뒤늦게 생긴 신흥도시 계룡시가 같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계룡시에 갈 사람이 계룡면에 내리질 않나, 반대로 계룡면에 볼일이 있는 사람이 계룡시까지 가는 일이 벌어지지를 않나, 초행자들에게 많은 혼선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 이미지가 좋을 리가 없겠지요. 고향 사람으로서 매우 아쉬운 대목입니다.”
고향 잘되기를 몽매간 그리는 이들이 어디 김윤묵 대표 뿐이랴마는 김대표는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목이 매인단다.
# 공주의 상징은 ‘큰사거리’
김윤묵 대표는 공주 강북은 금흥동 지역개발 청사진과 장기-세종시로 이어지는 개발축이 잘 진행되겠지만 법원·검찰 이전과 그에따른 변호사·법무사 사무실 이전 등으로 인한 강남권 슬럼화 가속에도 큰 관심을 보인다.
강남권은 충청감영 유적이 있던 곳은 한옥촌 조성 등 당시 그대로 재현하되 그렇지 않은 곳은 고도제한 등을 과감하게 풀어 고대·근대와 현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꿈의 도시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방치하면 사무실이 텅텅 비어있는 대전의 동구나 중구와 같은 위기에 처하게 되겠지요. 공주하면 ‘큰사거리에서 만나자’는 추억으로 공주의 상징 아니겠어요.
# 옛 영화 재현은 우리의 몫
지난 2월에는 계룡초등학교 5∼6학년 후배와 인솔자 등 45명이 서울 구경을 왔다. 김윤묵 대표가 오죽 반가웠을까. 식사 대접과 함께 공주사랑 고향사랑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어릴 때부터 애향하고 나라사랑하는 작은 일들을 가르쳐주면서 몹시 흐뭇했다. 후학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현재 김 대표가 동국대학교 총동창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데서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공주가 정말 살기좋은 동네가 되고, 수많은 인재들이 무수히 배출되는 그런 도시로, 옛영화를 재현할수 있도록 하는데 미력이나마 있는 힘을 다 보탤 각오입니다. 저를 늘 지켜봐주시고 격려해주시는 고향 사람들에게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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