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성 공주시상가번영회장은 지난 29일 자리에 앉자마자 "공주시가 교대 정문 앞에 설치해 논 현수막을 강제 철거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분개해 했다. 시내 모처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석상에서 한 말이다.

영업목적도 아니고 지역주민들의 생존권에 달린 중차대한 현안을 담고 있는 현수막을, 그것도 정문 앞에 3∼4개 부착한 것을 도시미관상 이유로 떼어낸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게 안도성 회장이 격노한 이유였다.

'현수막 철거 논란'은 지난달 4월에도 터졌다.

지난 18일부터 10일간 공주에서 펼쳐진 '한국 중·고등학교 태권도연맹회장기 전국태권도 대회'.

이 대회 성공을 기원하고 외부 손님을 환영하기 위해 공주시태권도협회와 공주시음식업지부 등에서 현수막을 시내 곳곳에 내걸었지만 공주시는 이를 강제 철거했다.

현수막 거치대 이외에 내걸은 것은 불법이라고.

공주교육대가 캠퍼스 이전을 추진한다(공주신문 4월25일자 보도)는 소식은 대학주변 주민들은 물론 공주시민들에게 당혹감과 함께 충격적인 일이었다.

몇 해 전 당시 김재현 공주대 총장후보의 '대학본부이전 및 교명변경'공약으로 촉발된 공주대와의 엄청난 갈등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대학주변 상인과 시민들은 '공주교대 통합반대 비상추진위원회'를 구성, 1인시위와 함께 현수막을 내걸으며 대학과의 힘겨운 싸움에 돌입했다.

이런 와중에 처절한 싸움을 펼치고 있는 시민들에게 '동냥은 못줄망정 쪽박을 깨는', 찬물을 끼얹는 짓(?)을 한 것이다.

전국대회인 태권도대회도 8000여명에 달하는 외지 손님이 공주를 찾는 만큼 그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극진한 환대는 기본에 속한다.  

이번 2건의 현수막 철거는 작은 사안이 아니다. 공무원이 시민을 위해 갖춰야할 기본적인 덕목은 '위민'인데, 공복(公僕)으로서 마인드조차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은 심각한 일이다.

이준원 시장이 민선5기를 시작하면서 내건 화두는 '연석화옥(硏石化玉)'이다.

그가 민선4기 동안 펼쳐놓은 각종 사업들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잘 작동할 수 있도록 공무원들의 힘을 모아 옥석을 만들겠다는 뜻이지만, 기본부터 바로서지 않고서는 이준원 시장의 이같은 야심찬 계획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슴이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