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가 끝난 뒤에는 아쉬움이 남게 마련이다. 그러나 아쉬움 그 자체만으로는 무의미하다. 회한의 상상만 존재할 뿐이다.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는 지혜와 발전의 전기가 필요하다.

‘2010 세계대백제전’이 한달 여 동안 공주·부여일원에서 행사장을 달구면서 ‘대백제의 부활’이라는 그 존재 가치를 심어 놓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백제 후예의 한 사람으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기에 행사내용 하나하나를 접하는 기분도 남달랐다.

그런데 투입된 많은 예산과 늘어난 축제기간에 비해 내용 면에서 과연 알차게 치러졌는가하는 의문을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축제 전체를 놓고 보면 몇몇 프로그램만이 관객의 흥행에 성공했고 그들의 마음에 다가갔을 뿐 대부분 나머지 행사들은 그냥 그랬다는 식의 불만 섞인 관전평이 내려지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예정된 행사가 돌연 취소되는 해프닝이 빚어지는 등 진행 미숙 또한 축제의 전체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는 허점을 노출했다. 주말에는 관광객이 몰리는 편이었지만 평일에는 전혀 그렇지를 못했고 한산할 정도였다. 말이 한달 간의 축제지 실제는 평일의 관람객의 수나 분위기로 봐서는 주말축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반드시 개선보완해야 함이 마땅하다.

세계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내용이나 질적인 면에서 수준 높은 프로그램으로 수요자인 관람객의 구미를 충족시켜야 한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사람은 몰리게 돼 있다. 엄청난 예산과 늘어난 축제기간을 견인하고 지탱하기에는 내용이 부실하고 알맹이가 허술하다. 콘텐츠 개발 향상이 시급함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21세기 경쟁력의 화두는 단연 ‘전통과 문화’다. 전통과 문화는 하루아침에 하늘에서 툭 떨어지는 게 아니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오면서 다지고 쌓여져서 축적된 결정체다. 백제의 고도인 우리 공주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 되는 전통의 문화역사가 살아 있는 도시다.

우리에게는 이 시대 경쟁력의 아이콘인 전통과 문화를 지키고 이어갈 책무가 있고 현실적으로 승화시켜나가야 한다. 그래서 대백전에 거는 기대는 크고 웅대할 수밖에 없다. 성공적인 대백제전을 통해 도시의 경쟁력 상승은 물론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대백제전이 명실상부한 세계의 명품축제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심혈을 기울여 매진해 나가야 한다. 축제 관계자는 물론 전 시민의 전폭적인 관심과 참여 속에 하나가 돼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때 그 목적 달성은 성큼 우리 곁에 다가올 것이다.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