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께 제가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

2만여평 논농사·건축업으로 요양원을
고된 일상에 노인분 뵈면서 위안 감사
‘내려놓은 분들’ 마지막 행복찾기 최선

“모든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삶의 마지막을 달관하시는 이들 노인분 들에게서 배우고 느끼는 게 참 많습니다. 지그시 눈길만 마주쳐도 대화가 되고, 하루를 감사함으로 보내는 평정심이 읽혀지거든요. 이 무언의 가르침이 얼마나 좋은 가르침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 분들에게 늘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시설을 운영하면서 한 가족 같은 정을 느끼는 가운데 전혀 무료하지 않으면서도 그리 번잡스럽지도 않은 적정 인원은 몇 명 선이 좋을까. 너무 적으면 적적할 수 있고, 또 많으면 규칙과 규정에 따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다소 기계적일 수밖에 없어 정감이 떨어질 게다.

10명 이하면 전자에 들어갈 것 같고, 100명 선이 넘으면 후자에 들어 번잡스러울 것 같다. 20명 정도면 어떨까. 적적하지도 않고 번잡스럽지도 않으면서 딱 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 정확히 20명의 노인분들이 한 가족과 같은 정을 느끼면서 서로 아껴주는 가운데 은혜롭게 생활하고 있는 노인 분들의 보금자리가 있다.
‘공주사랑요양원’

공주시 탄천면 운곡리 기슭에 자리한 공주사랑요양원은 우선 너와 내 것의 확실한 구분이 없는 ‘우리’라는 가족 개념이 자연스럽게 배어진 삶의 공동체이다. 어쩌면 운명공동체라 해도 좋을 듯 싶다. 소규모 인원에서 비롯되는 정감과 이들에 대한 간호사·사회복지사 등 직원들의 세심하고도 자상한 손길이 ‘사랑’과 ‘요양’을 보기 좋게 결합시키는 매개 역할을 한다.

“살아오시면서 수고로웠던 모든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삶의 마지막을 달관하시는 이들 노인분 들에게서 배우고 느끼는 게 참 많습니다. 지그시 눈길만 마주쳐도 대화가 되고, 하루를 감사함으로 보내는 평정심이 읽혀지거든요. 이 무언의 가르침이 얼마나 좋은 가르침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이 분들에게 늘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공주사랑요양원 정재훈(鄭在薰·43) 대표는 그래서 일을 도맡아 하는 원장이 따로 있지만 바쁜 일상에도 요양원을 매우 자주 찾는다. 행여나 감사의 대상인 그들에게 조금의 불편함이라도 있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어쩌면 그 자신이 가르침과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이기심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원내에서 그는 늘 자상한 대표로 인식된다.

정재훈 대표는 청양 청남에서 1만6000여평의 논농사를 짓고 있다. 또 건축업과 떡방앗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정말 새벽별 보기에서 시작해 밤별을 보고야 집에 들어온다. 게다가 공주라이온스협회·자율방범대·의용소방대 등 사회활동도 왕성하게 한다. 정말 바쁜 고단한 일상이다. 그래도 요양원이 있어 즐겁다는 게 그의 위안이다.

2008년 7월에 개원한 요양원은 현재 정부지원이 전혀 없는 상태지만, 세간에는 노인요양원이 막 생겨나던 초창기 때의 지원을 생각하고 지금도 그러려니 하는 짐작으로 기부금의 손길도 없다. 결국 논농사 등 고된 노동을 통해 얻은 수입이 요양원에 투입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 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일 아니겠는가.
그러면서도 정 대표는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마냥 즐겁다. 정안천변공원 걷기행사나 산림박물관견학 등 외출하는 것을 좋아하는 노인들을 위해 시간을 내고, 특히 오일장 시장구경 추억을 되살려주기 위해 공주 산성시장도 간간이 찾는다.

목욕 이·미용 등 일상생활케어, 전문의에 의한 보건 의료서비스, 운동·음악·미술 등 요법에 의한 전문재활서비스와 함께 가족과 연계된 종교활동을 통해 마음의 평안과 위안을 최대한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정 대표의 눈에는 아직도 양이 차지 않는다. 환우 노인분 들을 위한 실내다목적 공간의 편의시설 확대와 가족 등 내방객을 위한 주차장 확충이 늘 마음에 걸린다. 곧 시행해야 할 목표가 됐다.

“제게 소망과 사랑을 가르쳐준 어르신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3D보다 더한 열악한 환경임에도 마다 않고 성심껏 가족처럼 보살펴 주는 직원들께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앞으로도 소명의식으로 더욱 철저히 무장해 마지막 순간까지 행복해 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섬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