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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伐德’하라고 지은 건데… ‘벌떡’이 됐어요” |
| 인물포커스 김영경 천지인주조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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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당면 율정리의 공장 |
“오대산 소금강 인근에서 본 재미있는 술이다. 남성의 정력을 높여준다는 미확인 술이다. 술병 주둥이를 덥고 있는 잔은 휴대용 술잔으로, 남성의 성기를 본 따 만들었다. 맛있게 마신뒤 잔은 집에 가져가라는 추천멘트도 인상적이다. 산행을 하는 장년들의 관심을 끌게 만드는 아이템이다. ‘거시기’는 괜찮으니 정신이나 벌떡 드는 술이었으면 좋겠다.”
“삼척 해신당의 남근상은 가장 멋진 모습인데, 삼척 벌떡주와 함께 소개하고 싶어요. 보고 또 봐도 멋진거…ㅋㅋㅋ 벌떡주는 삼척에 가면 꼭 마셔 보아야할 술이래요. 색깔과 맛이 백세주랑 비슷했고 많이 마셔도 다음날 아침에 머리도 아프지 않으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고 해서 벌떡주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대요. 말하자면 뒷끝이 깨끗하다는 것이지요. 남근 모양의 잔에 벌떡주를 받으면 무조건 원샷을 하고 잔을 옆 사람에게 주어야되더군요. 삼척에 가면 꼭 벌떡주를 마셔보세요. 잼있어요.ㅋㅋㅋ”
“그거 우리 고향 공주에서 만드는 술이예요. 저번에 집에 갔을 때 몇 병사서 선물도 했어요.”
인터넷에 올라온 벌떡주 관련 네티즌들의 반응 글들이다.
벌떡주.
그렇다. 참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름이요, 잔 또한 그러하여 이래저래 관심이다. 그런데 대개의 네티즌들이 강원도 바닷가 인근에서의 벌떡주 경험을 담고 있다. 왜일까. 공주 의당 율정리에서 생산되는 벌떡주는 전국에 39개의 대리점이 있는데, 대개가 강원도를 기점으로 바닷가 중심으로 분포돼있기 때문이다.
다 맞는다. 이 술에는 자양강정 약재가 듬뿍 들어있어 강정(强精)에 좋을뿐더러, 마시면서 깨고 하니 뒷끝이 없고, 숙취 뒤 천근만근 만한 몸이 아니라 벌떡 일어날 수 있으니 이름 그대로 벌떡주라 이를 만하다.
그러나 이 벌떡주를 만든 장본인 김영경(金永經·52·공주시 의당면 율정리) 천지인 대표는 2002년 IMF로 국내 경기가 몸살을 앓고 있을 즈음 이 술을 출시하면서 도산 위기의 기업들이 벌려진(伐) 덕(德)으로 벌떡 벌떡 일어서기를 희망해 벌덕주(伐德酒)라 이름지었는데 이게 그만 대리점들의 색다른 제안에 벌떡주가 됐고, 잔 또한 그들이 남근 모양으로 자체 제작해 술병 위에 올려놓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정작 의당 율정리 천지인(天地人) 주조에는 이 잔이 없다. 있겠거니 하고 가봐야 헛걸음이다.
/위편집자
25년 전 맺은 술과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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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경 천지인주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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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떡주 김영경 대표가 술과의 인연을 맺은 것은 25년여 전 인천에서부터다.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기계사업 쪽에 손을 댔다, 실패한 후 식품유통업에서도 역시 재미를 못본 뒤 주류유통업에 뛰어든다.
20년 전 공주에 내려와 주류대리점을 낸 김 대표는 전국의 내로라 하는 미생물학·발효공학 주류전문가 교수들에게 공부를 하고 머리를 맞대고 전통주 약주 연구에 몰입, 공주를 대표하는 알밤주와 함께 벌떡주를 동시에 내놓는다. 알밤주는 공주는 물론 전국 최초의 밤을 원료로 한 것이요, 벌떡주 또한 자양강정과 혈액순환에 초점을 맞췄다. 본인이 직접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로 개발연구비에만 자비 2억여원을 쏟아 부었다.
모든 한약재는 건강에 과유불급(過猶不及)한 것이나 구기자만큼은 과용해도 좋다 할 정도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 구기자와 장복해 좋은 가시오가피 등을 주원료로 몸에 유익한 최고의 약재가 고루 들어간 벌떡주는 숙취가 전혀 없다.
많이 마시면 취하고 건강에 해로운 법이지만 벌떡주만은 여기서 자유롭다는 얘기다.
“그래도 술은 술이기에 조금씩 꾸준히 드시는 게 좋습니다. 정력에 보 되고 혈액순환이 잘돼 여성들의 피부가 고와지는 것, 생물학적으로 적당한 음주와 건강지수가 같은 맥락이지요.”
강원 중심 39개 대리점 납품
알밤주의 개발을 위해서는 실험을 위해 깐 밤껍질이 산더미를 이룰 정도로 치열했다. 처음에 밤 전분 98%에서 시작해 70%, 50%, 30% 등까지 순차적으로 내려봤으나 도저히 쓴맛을 잡지 못하다가 결국은 18%대에서 맛이 살아나는 알밤막걸리를 얻을 수 있었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것이다.
여기에 2억여원이 투입됐고 벌떡주에만 7000여만원의 개발비가 투자됐다. 지금은 벌떡주에 알밤이 함유돼 있지 않지만, 처음에는 20%를 함유시켰었고, 향후 공주의 특산품인 알밤 소비차원에서라도 재투입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다시 치열한 연구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7%대의 알밤주와 13%의 벌떡주를 생산, 전국 39개 대리점에 납품하고 있다.
대리점은 대개가 강원도 양양·속초를 시작으로 동해안가 도시를 주축으로 형성돼 있어 정작 생산지인 공주보다 그곳 유원지나 바닷가, 산·계곡 등 관광지에서 더 잘 알려져 있고 쉽게 접할 수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 남성 모양의 잔은 대리점에서 벌떡주라는 이름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판매에 활용, 자체 제작한 것이어서 주조공장인 의당 율정리 천지인 주조 공장서는 정작 이를 구할 수 없다.
구기자등 한약재 강장강정 주안
김 대표가 국세청 기술연구소에 출원해 놓은 전통 탁약주는 벌떡주와 알밤주 외에도 연개소문주, 율곡주, 불끈주 등 20여개가 넘는다.
요즘도 1년에 최소한 건강주 5가지는 새로 개발한다는 목표아래 꾸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또 공주 특산품 알밤을 이용한 국수·냉면·쫄면 등 밤제품 생산을 위한 연구와 공장 동 건립도 바로 착수할 계획이다. 기존에 나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것을 준비중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우리 몸에 좋은 약재는 무수히 많습니다. 흔히 접하는 초목이나 그렇지 않은 것들에서 몸에 유익한 성분을 추출해 비율을 잘 맞추면 새로운 명약 보약이 될 수 있듯이, 좋은 술 개발은 어떤 열정을 갖고 어떻게 노력하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봅니다.”
공대 출신이라고 다 그럴까. 김 대표는 밤 까는 기계로부터 주조를 위한 모든 시설은 본인이 직접 설계 제작해 사용하고 있다.
벌떡주의 유통기한은 약주 치고 꽤 길다. 100℃에서 2초간 초고온 멸살균 한뒤 5초내 급냉각시키기 때문에 술맛에 변함이 없이 10년을 갈수 있다. 그러나 표지에는 2년으로 찍어놨다. 한달여간의 제조과정을 거치는 벌떡주의 375㎖ 한병 가격은 소매가로 3000원, 알밤주는 1.2ℓ 한 병에 1600원이다. 더 자세한 사항을 알려면 041)854-5485나 010-9400-5659로 하면된다.
“초저녁부터 지금 현재 새벽 4시까지 마시고 있는데 왜 안서느냐”는 등 농담조 항의전화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관심을 가져줘서 고마운 일이지요. 분명 자양강정 효과는 있지만, 저는 원래 덕을 들판처럼 베풀어 기업이나 아픈 사람이나 모두 벌떡 일어나라는 뜻으로 지은 이름임을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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