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성의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행위규제에 따른 층수 제한으로 옥룡동에 아파트를 건설하려는 사업이 난관에 직면해 있다.

공주시 옥룡동에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인 A업체가 공산성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행위규제(층수 제한)로 인한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업체는 지난 2021년 11월 옥룡동 대추골 약 3000여 평 부지에 공동주택을 신축하겠다며 개발행위 허가를 신청했으나 모두 8차례나 부결되는 진통 끝에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 14층으로 제한됨에 따라 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고민이 깊다.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소위원회는 해당 부지가 사적 12호(문화재 5구역)인 공산성과 인접해 경관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공산성과 420m(공산성 범위 확대로 현재 275m 이격) 떨어진 해당 부지는 문화재의 외곽경계로부터 500m 이내의 지역에 해당돼 32m 초과(11층 이상) 건축 시 문화재청 개별 심의 대상이다.

하지만 업체 측은 공산성에서 가장 높은 광복루(해발 110m)에서 사업지를 시뮬레이션으로 조망한 결과 약 10m 구간에서 일부만 보일 뿐 나머지 구간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아 고도경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업체는 금서루와 공북루 등 공산성의 6개 누각 기준 건축부지의 후면부 위치로 고도경관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데다 난개발 우려가 없는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라는 점, 사업지 우측 편으로 12m 신설 도로와 기존 도시 형성지역이라는 점을 들어 당초 20층을 심의 요청했다.

이후 문화재위원회의 계속된 부결로 18층→17층→16층→15층으로 설계가 변경됐으며 1년 반에 걸친 줄다리기 끝에 최근 조건부승인이 났다. 부지 상층부는 14층까지로 제한됐다.

업체로선 적어도 16층 이상 돼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부지가 넓지 않아 많은 아파트동을 신축할 수 없는 조건에서 층고까지 크게 낮아지면서 사업성이 현저하게 떨어져 경쟁력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하소연이다.

공주시와 인근 주민들은 아파트 신축 소식에 반색하고 있다. 옥룡동의 경우 구도심 지역으로 2000년 이후 공동주택이 공급되지 않아 주거환경이 열악한 상황이다.

특히 30년을 훌쩍 넘은 주택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낙후지역으로 계속되는 인구감소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또 도시지역(제2종 일반주거지역)인데다 최고 고도지구 해제지구로 기존 도로 및 신설 도로에 맞닿아 있고 '종상향'지역이 아닌 만큼 도시경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주민 B씨(56)는 "가뜩이나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다들 떠나가는 마당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니 듣던 중 반갑다"며"부동산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엄한 시민들만 심각한 재산권 피해를 입고 있다. 행정당국이 풀어야할 주거환경을 민간업체가 한다는데 쌍수를 들어 환영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업체 측은 주민들의 아파트 건축에 대한 호의적인 분위기를 반영해 본격적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내 행위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는 정부 발표의 조속한 이행과 함께 아파트 신축에 따른 주거환경 개선으로 국민편익의 증진과 동시에 문화재가 피해를 낳기보다 지역 활성화 및 자긍심의 원천이 되도록 해달라는 청원이다. 국민규제 입증요청에 이은 행정심판 및 소송까지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아파트 철거냐 재산권 보호냐를 놓고 사회적 이슈가 됐던 김포 장릉 훼손 논란의 경우 법원이 아파트 건설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 토지의 경우 경기도 문화재보호 조례를 근거로 장릉의 외곽경계로부터 200m 바깥에 위치해 있는 만큼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에 해당하지 않아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시했다.

김포 장릉 사태 이후 문화재청이 일부 문화재의 경우 일률적인 500m 간격으로 정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조례 규정 범위에 맞게 200m로 주거·상업·공업지역을 조정하는 한편 지자체가 개별심의구역을 자체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바 있으나 변경결정 고시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