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하 취재부장

계룡산은 '닭 볏을 쓴 용'의 모양과 비슷해 지어진 이름이다. 이름부터 그야말로 평범하지 않다. 계룡산은 조선시대 3대 명산으로 통했다.

조선 조정이 중악단(中嶽壇)을 세워 산신제를 지낼 만큼 신령스러운 산으로 알려졌다. 조선 초 명당인 계룡산 신도안에 왕도를 건설하려고도 했다.

1968년 12월 지리산에 이어 두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20여개의 봉우리가 뾰족 솟은 계룡산은 산세가 험하고 수려해 아름답다.

공주시는 계룡산만으로도 전국의 손꼽히는 관광지로 손색 없다. 지역민들은 가까이서 수시 명소인 계룡산을 찾아 힐링할 수 있어 복 받은 케이스다.

철화분청사기는 고려 청자와 조선 백자의 중간시기인 15세기 무렵 주로 만들어진 자기다.

조선 전기 15세기 후반부터 16세기 초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에는 철화분청사기가 제작되던 관립 가마가 있었다. 철화분청사기가 계룡산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했다는 증거다.

계룡산 철화분청사기는 전남 강진의 고려청자, 경기 여주의 조선 백자와 함께 국내 3대 도자기로 유명하다.

공주시의 '이삼평도자문화예술단지' 조성사업이 계룡산 인근 주민들간 갈등으로 몇 년째 답보 상태에 빠져 있다. 반포면 상신리 계룡산도예촌작가들이 자신들의 미래 유불리를 따져 학봉리에 들어서는 대단위 도예단지 건립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이삼평 도공의 출신지 진위 논란으로까지 확산돼 낯 뜨거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삼평 도공의 훌륭한 발자취를 기리고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들어오는 '밥상'을 차버리고 '누워서 침 뱉'는 어리석음에 집착해 어떻게 하자는 건가? 하늘에서 지켜본 이삼평 도공이 지엽적인 하염없는 논쟁에 대로했을지도 모른다.      

도예단지 건립은 최원철 공주시장도 지난 10일 언급했듯이 반포면만의 문제가 아니라 공주시 전체의 관광 정책 로드맵이다.

도예단지가 조성될 경우 영향이 주위까지 긍정적으로 파급된다는 사실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한 명이라도 더 관광객이 찾는 건 당연하다.

도예단지 건립 사업은 지역 상생(相生)의 의미가 다분히 담겨 있다. 소지역 이기주의에 갇혀 상사(相死)의 우를 결코 범해서는 안 된다.

편협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좀 더 넓게, 멀리 관망하면 천하명산 계룡산이 들어오고 세계 주목의 철화분청사기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