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시, 세종시 지역 향토회원들이 계룡산 '동학3사 순례길 걷기'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계룡산극립공원 내 숙모전 동향(冬享, 11월 17일)을 앞두고 '동학3사 순례길 걷기' 행사가 지난 9일 열려 큰 호응을 얻었다.

공주시와 세종시 지역 향토회원, 시민 등 67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된 행사는 공주대 사학과 이해준 명예교수의 설명과 함께 수백 년 동안 선조들이 끊임없이 참배하러 걸어 다닌 학봉리 마을 초입부터 동학3사까지 3km 구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 곳 구간은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굽은 동학사 가는 길로 더 알려진 길이다.

이해준 교수는 입구의 홍살문이 일주문 앞에 자리한 배치에 대해 "유교적인 관습인 홍살문을 불교 사찰에 세우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그것은 바로 동학사 사찰과 함께 정신적으로 계룡산을 상징하는 문이 나란히 배치된 것은 이 길에서만 볼 수 있는 역사의 흔적들로 충절 인물을 향사 하는 동학3사(東鶴三祠)로 불리는 유교 문화들이 살아 숨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순례길 걷기를 통해 참배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들은 "동학사에 와 봤어도 잘 몰랐는데 곁에 있는 통일신라, 고려, 조선시대 임금과 재상은 물론 서민, 노비에 이르기까지 억울하게 돌아가신 351위의 위패가 한자리에 모셔져 있는 동학3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숙모회 성승모 전 이사장의 안내로 동학3사 인재문 앞에서 삼문을 차례로 올라가는 방법, 참배하는 의식도 체험했다.

동학사와 인접해 있는 동학3사는 통일신라시대 박제상을 제향하는 동계사(東鷄祠), 고려말 삼은(목은 이색,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을 모신 삼은각(三隱閣), 조선시대 단종과 단종 폐위를 반대하다 목숨을 잃은 사육신과 충절들을 제향하는 숙모전(肅慕殿)의 3개 건물을 일컫는 문화유산이다.

특히 숙모전은 1456년(세조 2년) 매월당 김시습이 사육신의 초혼단(招魂壇)을 세워 제사를 지낸 데서 비롯됐다.

동학3사는 △아픈 역사를 증언하고 초혼으로 푸는 곳 △시대와 종파·신분 초월 △왕을 모시는 권위의 숙모전 존재 △동학사 불교와 동학3사의 유교적인 전통이 공존하는 공간 △국가적 차원의 제사를 단체인 숙모회가 나서 600년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점은 국내 유일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순례길 걷기 행사는 (사)한국문화재안전연구소(소장 이태묵)가 주관하고 공주시가 지원했다.

동학3사 순례길은 그동안 문화유산의 전통성이나 역사적 가치의 중요성이 제대로 홍보되지 못하고 지역주민들의 관심도 저조했다.

순례길 걷기 행사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천년 고찰 동학사와 계룡산의 빼어난 경관, 역사적 가치가 더해져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