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기획특집 오피니언 공주플러스 포토 커뮤니티
2020.10.21 수 15:16
> 뉴스 > 오피니언 > 기고
     
내 삶의 음악, 거문고 음악
[기고]-유선미 공주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1330호] 2020년 09월 22일 (화) 17:40:11 공주신문 webmaster@e-gongju.com

   
"어떤 음악 좋아하세요"
가야금 연주자인 나는 주저 없이 '거문고 음악'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거문고를 좋아한다. 가야금을 들고 거문고와 합주를 하고 있노라면 악곡을 시작할 때 문현(文絃)과 대현(大絃)의 '슬 기둥' 소리와 악곡을 종지할 때 무현(武絃)의 '청'소리에 마음 속 깊숙이 행복이 스며든다.

대학교 다닐 때 나는 가야금을 전공했지만 거문고를 배우고 싶어 거문고 교수님을 찾아갔으나 "약지손가락에 힘이 없으니 너는 천생 가야금이나 타고 살아라"라는 말에 거문고에 대한 미련을 접고 가야금에 매진했다.

그러나 거문고에 대한 나의 애타는 마음은 놓을 수가 없어 50살이 넘어 거문고를 구입해 레슨을 받기 시작했다. 비록 약지손가락에 힘이 없어 장시간 연주는 못하지만 손으로 괘를 짚지 않아도 낼 수 있는 문현의 '슬'소리와 무현의 '청'소리는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완벽한 소리였다.

거문고는 5세기 이전에 고구려에서 만들어진 우리나라 자생악기로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선비들의 대표악기였다. 조선시대의 지식계층인 선비들은 자연과 더불어 거문고를 타며 시(詩)로써 삶의 철학을 노래하며 여가를 즐겼다.

거문고의 음악을 기록한 고서 '현금동문유기'에 거문고 악기설명을 보면 선비들이 지식인이며 사회지도자로서 갖추어야할 철학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거문고 줄이 상징하는 의미를 선비들이 시조를 얹어 불렀던 가곡의 거문고 반주 가락을 통해 살펴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제1현은 문현(文絃)으로 문(文), 즉 인문학을 상징하며 악장을 시작할 때 반드시 맨 처음 연주하는 줄이다. 제2현은 유현(遊絃)으로 신하(臣)를 상징하며 대현과 함께 악곡의 주선율을 연주하는 줄이다. 제3현은 대현(大絃)으로 임금(君)을 상징하며, 유현과 함께 주선율을 연주하며 음악에서 강세를 줄 때 문현, 유현과 더불어 반드시 사용하는 줄이다.

제4현은 괘상청(棵上淸)으로 백성(民)을 상징하며 악장이 바뀌거나 종지할 때 사용하는 줄이다. 제5현은 괘하청(棵下淸)으로 만사만물수화(萬事萬物水火)즉 자연 순리를 상징하며 괘상청과 더불어 악장이 바뀌거나 종지할 때 사용한다. 제6현은 무현(武絃)으로 굳셈과 용맹을 상징하며 괘상청, 괘하청과 더불어 악곡을 종지할 때 사용하는 줄이다.

다시 말하면 사회 지도층이였던 선비들은 거문고를 연주하면서 어떠한 정책을 다룰 때는 악곡의 시작을 문현으로 연주하듯 인문학(文)을 기초로 하고, 유현과 대현으로 주선율을 연주하듯 신하와 임금이 열심히 일을 하고, 그 결정을 내릴 때는 대현으로 대점을 쳐서 음악의 강세를 주듯이 임금이 결정을 내린다.

그 결과는 악곡의 종지를 '괘상청 괘하청 문현'으로 청을 처서 하듯이 이 모든 것은 백성을 위해서여야 하며, 만사만물수화(萬事萬物水火), 즉 자연 순리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고, 용감하고 굳세게 실행해야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거문고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선비들이 거문고를 왜 가까이 두었는지를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날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하면서 활동반경이 급격히 줄어들고 우울한 뉴스가 끝없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떠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런 시기일수록 거문고와 더불어 시를 짓고 음악을 즐기는 격조 있는 여가활동을 통해 수신(修身)하면서 품격 있는 삶을 살아간 선비들처럼 내 삶의 음악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 음악을 삶에 적용해 살아간다면 조금 더 여유롭고 격조 있는 생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주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공주신문(http://www.e-gongju.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함평 오씨' 관련 학술세미나 연다
출동 119구조대원 폭언·폭행 여전
'공주 문화재 야행' 3일간 개최된다
김종서 장군 추모제…큰 업적 기려
국내 홈쇼핑 북한산 옷 '다량 판매'
이명주 교수, 교육부 장관 상대 訴
오늘날 공주를 있게 한 '백제 문주왕
공주시, 5급 승진 13명 사전 의결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구독신청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충남 공주시 장기로 204-2 공주세종패션타운 B동 2층 Tel: 041-853-8111
사업자번호: 307-81-15873 회사대표: 진충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하
Copyright 2009 공주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gongju.com
공주신문을 통해 제공되는 모든 콘텐츠(기사 및 사진)는 무단 사용, 복사, 배포시 저작권법에 저해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