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앞줄 왼쭉부터 상철상 수상자인 신현보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 신의현 선수 어머니 이회갑 여사·부인 김희선 씨가 21일 시상식 후 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 노무라 다카오 수상자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재)상철문화복지재단(이사장 최영완)은 3개 부문의 상철상 수상자를 선정하고 21일 시상했다.

올해로 제16회째를 맞은 상철상 시상식에서 △인애(仁愛)부문 노무라 다카오(野村京生) 전 공주회장 △의용(義勇)부문 평창 동계패럴림픽 금메달리스트 신의현 선수 가족 △예지(禮智)부문 신현보 충남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수상했다.

노무라 전 회장은 지난 1935년 공주시 옥룡동에서 태어나 심상소학교(현 봉황초교) 재학 중 해방을 맞아 일본으로 귀국했다. 일본 중앙대 법률학과를 졸업한 후 오랜 기간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했으며 2009년부터 8년간 공주출신 일본인 친목모임인 '공주회'의 회장을 역임했다.

지난 1964년 창립된 공주회는 한때 총회 참석자가 수백명에 달 할정도로 큰 규모였으나 고령으로 회원이 크게 감소해 2016년 해산됐다. 2008년 8월 아메미아히로스케 전 공주회장이 충남역사박물관에 유물 68종 328점을 기증한 바 있다.

노무라 회장은 백제문화제 참가 등 여러 차례 공주시를 방문하고 공주회 자료를 공주학연구원에 기증하는 등 공주향토문화연구회를 통한 공주와의 민간교류활동을 지속해 왔다.

또 노무라 회장은 공주회 해산 후에도 2018년 치바‘2천년 연꽃’의 공주기증을 주선하는 등 고향 공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2천년 연꽃은 현재 공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성장 중에 있으며 머지않아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된다.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 우리나라 동계패럴림픽 도전 26년 역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신의현 선수는 1980년 공주시 정안면 인풍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대학교 졸업식을 하루 앞둔 2006년 2월에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두 다리를 절단한 후 의족에 의지는 장애인으로 살아왔다. 신 선수를 고통과 절망의 늪에서 끌어올린 원동력은 2009년 휠체어농구와의 만남과 '사랑하는 가족'의 힘이었다.

신 선수의 어머니 이회갑 여사는 아들에게 '다리가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과 희망을 불어넣어 불굴의 의지로 운명을 극복해 낸 인간승리의 표본으로 재탄생시켰다.

신 선수의 장애를 알고도 결혼한 베트남 출신 아내 김희선(본명 마이 킴 히엔)씨는 밤 농사를 짓는 시부모를 돕기 위해 지게차 운전을 배우고 한ㆍ중식 요리사 자격증을 따는 등 헌신적으로 가족을 뒷바라지 했다.

남다른 가족애로 고난과 역경을 극복한 신 선수 가족의 용기 어린 삶의 자세는 수많은 장애인과 다문화가족에게 위로와 긍지를 안겨 주었을 뿐만 아니라 공주 시민에게도 큰 자부심을 심어줬다.

신 대표이사는 지난 2015년 한일고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40여 년 간의 교직생활을 마쳤다. 그간 공주고등학교, 공주여자고등학교, 공주사대부고 등에서 정규 수업과 병행해 연극과 문학 분야의 동아리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지도하는 방식으로 지역의 예술 인적자원을 양성했다.

문화행정분야에서 공주예총 회장, 공주연극협회장, 공주문인협회장, 충남연극협회장, 충남문인협회장, 충남예총 부회장 등과 석장리세계구석기축제, 백제문화제 집행위원 역임을 통해 지역문화예술의 토양을 마련하고 저변을 확대하는데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1970년대 공주 유일의 극예술연구단체인 극단 ‘함성’을 창단, 대표로 연출과 출연을 맡아 다수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등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지역 극예술 장르의 명맥을 잇고 공연예술 수요에 부응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한편 (재)상철문화복지재단은 제15기 상철장학생 30명(중학생 14명, 고등학생 16명)을 선발해 각 장학증서와 장학금 50만원씩을 전달했다. 장학생 선발은 공주교육지원청의 협조로 지역 학교의 추천을 받아 이뤄졌다.

이번 '제16회 상철상 시상식 및 제15기 상철장학생 장학증서 전달식'은 김정섭 공주시장 당선인, 유영덕 공주교육장, 최창석 공주문화원장, 박기영 공주시의원 당선인, 이문하 전 공주교육장, 역대 상철상 수상자, 교사, 학부모,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1일 오후 공주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축하와 격려의 박수 속에 진행됐다.

(재)상철문화복지재단은 지역의 유지인 고(故) 이상철(李相喆, 1917∼2002) 선생의 유지에 따라 인재육성을 위한 사재 출연으로 설립된 비영리 공익단체다.

상철상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재단 설립이념에 입각해 공주 시민사회 발전에 현저히 기여했으나 포상 기회가 적은 개인, 단체, 공직자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매년 1∼3개 부문의 수상자가 선정된다.

올해 상철장학생,  역대 상철상 수상자, (재)상철문화복지재단 임원진 등이 단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