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공주농협에서 농협합병 찬반 투표가 끝난 뒤 개표가 진행되고 있다.

공주농협(조합장 윤병익)과 반포농협(조합장 이운일)의 자율합병이 조합원들의 뜻에 따라 결국 무산됐다.

양 농협이 23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합병 찬반 투표 결과 2곳의 농협 모두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다.

지난 5월 먼저 자율합병 의사를 밝힌 반포농협은 이날 조합원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1046명 중 735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80표, 반대 452표, 무효 3표로 반대가 찬성보다 172표 많았다.

또한 공주농협은 전체 조합원 3625명 중 2145명이 투표에 나서 찬성 1077표, 반대 1057표, 무효 11표가 나와 20표 차로 반대가 우위를 보였다.

농협의 규정상 조합원 투표결과 합병의 충족 조건은 2곳의 농협에서 모두 찬성이 많아야 한다. 2곳의 농협 중 1곳이라도 반대가 많으면 합병은 성사되지 않는 것으로 돼 있다.

이번 투표결과를 놓고 볼 때 일단은 반포농협의 처지가 난처하게 됐다. 반포농협은 농협중앙회의 권고에 앞서 공주농협과 자율합병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투표까지 가게 된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분명히 반대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앞으로 조합 내의 내홍은 물론 후유증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공주농협은 상대적으로 합병 무산에 따른 부담이 덜 할 수 있다. 자율합병에 응해 결코 손해 날것이 없었던 투표였다.

만약  이번에 2곳 농협의 자율합병이 성사됐다면 농협중앙회(180억원)와 정부(20억원)로부터 200억원의 자금 융자를 6년 동안 한시적으로 지원 받도록 돼 있었다.

농협 정관에 따르면 농협의 설립기준은 조합원의 수가 1000명 이상이어야 한다. 반포농협의 경우는 조합원의 확보 측면에서 설치 기준보다 불과 46명만이 많아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반포면 일부 지역의 세종시 편입으로 100여명의 조합원 이탈을 가져왔다. 따라서 앞으로 합병 논의가 다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한 농협 조합원이 23일 오후 농협합병 찬반 투표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