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너무 자주 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연이어 비가 온다. 때때로 집중호우가 전국 이곳저곳에서 물난리 치며 게릴라처럼 왔다 간다. 대지는 늘 축축하게 젖어있고 금강다리 아래로는 언제나 누런 토사물이 흐른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은 예년의 2배를 웃도는 강우량을 기록하였고, 이러한 국지성 집중호우의 강우패턴이 추석 전까지 계속 될 수도 있다고 예고하고 있다. 누구나 '기후변화'를 감지하였을 것이다. 이제 기후변화는 현실이다.

잦은 비로 농산물 작황이 크게 나빠졌다. 특히 벼가 영그는데 필요한 일조량이 절대 부족하여 올해 사상 최악의 흉년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추는 탄저병이나 역병으로, 채소는 생육부진으로, 과수는 낙과가 많아서 추석 전 출하에 벌써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기상이변과 자연재해는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란다. 일본은 지난번 엄청난 지진피해의 충격에 이어서 폭우와 폭염으로 고난을 당하고, 미국은 가뭄과 폭염으로 줄 곳 시달림을 받는다고 한다. 이 처럼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촌 곳곳은 집중호우나 태풍으로 인한 홍수, 심각한 가뭄, 사막화로 고통 받고 있으며,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급격하게 녹아서 해수면은 차츰 차츰 높아가고 있다. 기후변화가 문제의 주범이다.

과학자들의 보고서에 의하면, 기후변화 문제는 지금까지 인류역사상 가장 큰 현안문제라고 한다. 가령 지구평균온도가 6°C 오르면 지구상 빙하가 모두 녹을 뿐만 아니라 뉴욕이나 도쿄 같은 대도시들도 물에 잠길 것이라고 한다.

왜 갑자기 기후변화 일까? 원인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석유, 석탄 같은 화석연료가 과소비되어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종류의 연료를 사용할 때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탄소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어떻게 기후변화에 대응하나? 말할 것도 없이 탄소배출을 확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도 덜 타고 전기도 덜 쓰고 공장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친환경 녹색생활로 삶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갑자기 생활습성을 바꾸기가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세계 9위의 에너지 소비 국가이며, 또한 세계 9위의 석유다소비 국가이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까지 감축하는 목표를 이미 발표한바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산업분야뿐만 아니라, 가정, 상업부분 등 비산업 부분의 역할이 중요하다. 처음에 정부는 녹색산업, 녹색기술개발에 중점을 두었으나, 최근에는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시민들의 생활양식을 변화시키고자 애쓰고 있다. 그래야만 그 도시의 지속적인 발전의 기반을 타 지역에 앞서서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산업 분야에서 시민중심의 저탄소 녹색성장 캠페인을 '그린스타트 운동'이라고 한다. 그린스타트는 지역 내 각 분야의 시민 사회단체가 연대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친환경 제품 구매하기, 걷기, 자전거타기, 쓰레기 줄이기, 물 아껴 쓰기, 에너지 절감하기, 숲 가꾸기 등등 다양한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녹색생활 실천행동을 펼치는 운동이다.

특히 지역 내에서 이 운동을 이끌어갈 그린리더를 양성하고, 자라나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미래를 위해 기후교육을 시키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공주시에서도 '삶의 질을 높이는 녹색도시 건설' 을 주요시책 중의 하나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토지이용, 교통, 건물, 자원순환 등등에 관한 주요의사결정과정에서 탄소배출을 감축할 수 있는 시책이 지속적으로 추구되어야 하며, 공주시의 지리적, 사회경제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시정의 우선순위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서울에서 온 손님들과 함께 산성공원을 걷게 하면 아주 참 좋다고 한다. 늘 가까이 있으니 둔감하지만 외지사람들에게는 산성공원이 절묘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둔치공원을 걸으면서 생각해 본다. 금강과 산성공원, 그리고 내려다보이는 강북과 강남 도심지, 그리고 이를 둘러싸고 있는 아담한 산들의 지리적 환경을 좋은 삶터의 부가가치로 따지면 그 액수가 과연 얼마나 될까?

공주만큼 아름다운 지리적 환경을 갖춘 도시를 찾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리적 조건만으로 살맛나는 도시가 될 수는 없다. 경제적, 문화적, 교육적 조건과 더불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도시보다 먼저 녹색기반사업에 이슈를 선점하고 지역 내 모든 분야에서 친환경적 전략을 적용하여야만 좋은 삶터로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지역단위, 커뮤니티 단위의 기후변화 대응운동, 즉 저탄소 녹색생활실천은 다양한 이해당사자의 참여와 파트너십을 촉진하게 하여 사회적 자산이 될 뿐만 아니라, 결국은 시민의 건강과 행복한 삶터 공주의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하는 지속적 발전의 토대가 된다.
/푸른공주21추진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