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형 법무법인 '내일' 대표변호사

“의뢰인들이 웃으면서 찾아와 마음 편하게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로펌다운 로펌을 만들어 30여년 법조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오는 11일 공식 출범하는 법무법인 ‘내일’의 이관형(61) 대표 변호사는 “‘내일’은 소속 변호사들이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수임은 함께 받고 일은 전문영역별로 분담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완전한 로펌”이라면서 “친절하면서도 충실한 법률 서비스로 의뢰인에게 만족을 드리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변호사는 “법전의 양만 보더라도 과거 70년대에 비해 10배가 넘을 정도로 다양화해졌고 법관이나 변호사들이 크게 늘어나는 등 법조사회가 크게 변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변호사 개인별로 감당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내일’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웃으며 찾아와 편하게 법률 서비스를 받는 공간 만들고 싶어”

법무법인 ‘내일’은 이관형 대표 변호사를 중심으로 황찬서(보문고·한양대·사시 30회), 이규호(보문고·연세대·사시 30회), 임창혁(전남고·고려대·사시 34회), 양홍규(충남고·성균관대·사시 34회), 이봉재(경복고·서울대·사시 43회), 민병권(충남고·서울대·사시 47회) 등 7명의 변호사가 뭉쳤다. 이들 중 이규호, 민병권 변호사를 제외하곤 4명이 이 대표 변호사와 금강합동법률 사무소에서 함께 일을 한 경험이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변호사들이 하나로 뭉친 셈이다.

“로펌을 구성하다 보면 출신 지역이나 학교도 무시할 수 없는데 골고루 분포돼 있습니다. 각 분야별로 전문성과 노하우도 갖고 있고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이 많아 결속력이 강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반면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보완하기 위해 3-4명을 더 영입하려고 합니다.”

이 변호사는 “지방 로펌으로서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형사와 민사, 행정 등 기본적인 업무 이외에도 외국계약이나 특허 업무까지도 세분화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인력 보완하면 중부권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전국을 아우르는 경쟁력 있는 로펌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 변호사가 로펌 ‘내일’ 운영에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친절’과 ‘충실한 변론’이다. 과거 권위주의적인 법조문화에서 탈피해 이제는 웃으면서 의뢰인들을 만나 더 듣고 기록 한 번 더 보는 게 충실한 법률 서비스이며 승소율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변호사는 물론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친절교육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면서 의뢰인들도 이제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일부 의뢰인들 중에는 변호사가 법정에서 젊잖게 변론하면 일을 안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그렇지 않습니다. 법정에서 소리를 높이는 것만이 변론을 잘 한다는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형식보다는 실질적으로 충실한 법률 서비스를 받으려는 의뢰인들의 자세도 중요합니다.”

“변호사 3-4명 추가 영입 중부권 뛰어넘는 경쟁력 있는 로펌 만들 것”

공주 출신으로 공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78년 대전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 대표 변호사는 1999년 대전고등법원 부장판사로 법복을 벗을 때까지 주로 지역에서 활동한 이른바 향판 출신이다. 현직 판사 시절 긴장되고 딱딱한 법정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훈계하며 재판을 이끌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법조계에선 훈계형 판사로 불린다. 법관으로서 꼭 법률적 잣대로만 계량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접근해 사건을 재단할 줄 안다는 얘기다. 현직 판사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무엇인지 물었다.

“89년 인가...서울 고법 판사 때입니다. 당시 서울대 총장실 난입사건이 있었는데 한 학생의 제적처분이 무겁다고 취소청구소송이 들어왔어요. 같이 행동한 다른 학생들과 형평성 등을 고려해 제적 취소판결을 내렸어요. 그런데 다음날 집의 담벼락엔 용공분자라는 비난 글이 붙었고 벽돌이 날아와 유리창이 깨지기도 했지요. 그 사건 이후 한참이 지났는데 그 친구가 고시에 패스하고 찾아와 인사를 하더군요. 아마 검사생활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전도유망한 젊은 법학도가 서슬이 시퍼렇던 시절 정치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소신판결을 고수한 양심적인 판사를 만나 인생을 바꾼 것이다. 그는 아무래도 긴급조치 등 정치와 관련된 시국사건이 주로 기억에 남는 모양이다. 정치적 격변기에 법관생활을 했으니 그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대법원 재판연구관 시절, 산업재해 시 유족급여 범위를 직접적으로 질병에 영향을 미친 부분에 한정됐던 것을 간접적으로 질병원인에 영향을 미친 부분까지로 판례를 확대해 어려움에 처한 산재자들에게 혜택을 준 것이 보람이라고 덧붙였다.

대전고법 부장판사 등 향판 출신...인간적인 훈계형 판사로 이름 날려

이 대표 변호사는 선배 변호사로서 후배들에게 자신을 키울 것과 외연을 넓힐 것 등 두 가지를 주문했다. 실력을 배양하고 사회참여를 늘리라는 얘기다.

“저는 후배 변호사들에게 문화예술단체에도 나가고 외국도 나가서 견문을 넓히라고 강조합니다. 더 나아가 지방의회에도 출마할 것을 권합니다. 변호사들 모임에 나가보면 젊은 변호사들은 안 나와요. 적극 참여해 선배들 얘기도 자주 듣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 2001년 대전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법조계 뿐만 아니라 지역의 유력 인사로 사회단체 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다. 현재 스카우트 대전연맹장을 맡고 있고 대전시립무용단 후원회장, 대전선거방송토론위원회 위원장을 비롯 언론사와 각 대학 등에서 법률 고문역할도 하고 있다.

“사회단체 활동을 하다 보니 아무런 댓가도 없이 봉사하는 회원들과 후원자들을 보고 느낀 점이 많습니다. 뒤에서 소리없이 봉사하는 모습에 고마움이 절로 느껴집니다.”

貪 瞋 癡...탐내고 성내며 어리석게 행동하지 말자

그는 마지막으로 “어떤 법조인으로 남기를 희망하느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어렵다는 듯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貪(탐낼 탐)·瞋(성낼 진)·癡(어리석을 치) 세 글자가 적힌 조그만 메모지를 보여줬다. 탐내고 성내며 어리석게 행동하는 것을 경계하며 생활하고 있다는 얘기다.

개소식을 앞두고 후배 변호사들이 업무를 분장해 일을 한다지만 새롭게 로펌을 출범시킨다는 점에서 대표 변호사로서 마음이 바쁜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 밀려드는 손님들에게 항상 웃으며 친근하게 대하는 이 변호사를 보며 "법조인으로 티내지 않고 욕먹는 사람이 되지 말자"는 그의 생활신조가 몸으로 느껴졌다.

한편 법무법인 ‘내일’은 오는 11일(화) 오후 5시 법원과 검찰청 사이 민석타워 3층에 새로 마련한 사무실에서 공식 개소식을 가질 예정이다.

법무법인 ‘내일’ 대표전화:(042)483-5555
이관형 대표 변호사 손전화:010-8815-3292

이 기사는 <공주신문>과 기사제휴한 <디트뉴스>에도 실렸습니다.